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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Jun 25. 2023

공부는 No!! 운동하고 싶다는 아이...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인 두 아이가 있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공부를 '억지로' 시키고 있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아이들이 즐겨하지 않음에도 공부를 시키는 이유는 첫째, 하기 싫은 것을 해내야만 하는 삶의 태도를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며 둘째, 뇌가 말랑말랑할 때 조금이나마 뇌를 성장시켰으면 하기 때문이다. 


어제, 아이들과 약간의 다툼이 있었다. 1박 2일을 놀고 왔기에 평일에 밀린 공부를 조금은 하길 바랐는데, 공부는 뒷전이고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만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눈치를 줬고, 아빠 낌새가 이상함을 직감한 아이들은 책상에 앉아 밀린 숙제들을 펼쳤다. 하지만 잠시 공부하다 드러눕는다. 공부하기 싫음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아이들의 그러한 모습을 볼 때면, '내가 육아를 잘하고 있는 건가?' '나도 내 욕심으로 아이들을 압박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초등학교 3학년인 첫째 딸은 운동을 좋아하고, 잘하는 편이기도 하다. 공부보다 운동에 훨씬 관심이 많다. 치어리딩을 배우는 아이는 주변에 체대를 목표로 하는, 혹은 체대를 다니고 있는 언니들을 자주 만난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자신도 체육에 전념하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한다. 공부하기를 즐겨하지 않는 아이를 볼 때마다, 아빠의 욕심은 내려놓고 아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나 생각이 든다. 

       

<첫째 아이 텀블링 영상들>


두 아이를 집에 남겨두고 아내와 저녁준비를 위해 코스트코를 갔다. 이동하며 차 안에서 아내와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아이가 정말 원한다면 6개월 간 공부 학원은 그만두고, 초등 체육 선수반 학원을 다녀보는 것을 고려해 보자고 아내와 협의를 했다.


협의를 했지만 전형적인 꼰대이며 고리타분한 아빠는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다음날인 오늘, 아침에 이러한 글을 쓰는 걸 보면 아직 갈팡질팡 중임이 확실하다. '아이 한 마디에 너무 쉽게 결정하는 건가?' '그럼에도 어릴 때 한 번쯤은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내 아이가 운동에 소질이 있는 건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등등 아직 아빠 마음은 혼란스럽다.

     



아이가 커가면서 사뭇 이전과 다름을 체감하는 중이다. 점점 아이의 자아가 자라고 있음이 보이는 중이다. 카이스트 교수 정재승 박사님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그것이 진짜 사랑이다'라고 했다. 이제 나와 아내의 육아도 점점 그러한 국면에 접어든 느낌이다. 아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존재로 바라보고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알고 있지만 참 쉽지 않다. 


아이들을 통제를 할 때도 있고, 싫다는 것을 억지로 시킬 때도 있으며, 가끔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겁고 편안한 인생을 살길 바라는 마음만은 진심이다. 아이들을 향한 내 마음의 본질은 잊지 말고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 아이들과 대화도 더 많이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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