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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Aug 09. 2023

나를 흥분시키는 목표를 찾습니다!!

목표를 세워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떤 목표를 세울까 고민 중입니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책 출판하기' '몸무게 65kg까지 감량하기' '가족들과 행복하기' '회사 외 부업으로 돈 벌어서 퇴사하기' 등등. 


현시대 '야구의 신'이라 불리는 오타니 쇼헤이는 '만다라트' 기법을 활용해 목표에 대한 열망과 집념을 구체화했습니다. 저도 따라 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나아갈지 앞이 보이지 않을 땐, 앞서 고민했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우선 따라 해 보는 거죠. 인터넷에서 만다르트 양식을 다운로드하여 저만의 만다라트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처음 작성해 보는 만다라트>


너무 상투적인 목표들


만다라트를 적다, 문득 '이거, 조금 이상한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정석적이고 상투적인 느낌이 듭니다. '내가 진짜 책을 출판하고 싶은 건가?' '정말 영어 공부하고 싶어?' 그냥저냥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삶을 짜깁기하는 느낌입니다. 다른 이가 작성해도 비슷한 내용을 작성할 것 같네요. 


원래 인생이란 게 다 고만고만한 것, 별다른 게 있겠냐마는 가장 중요한 게 빠졌습니다. 제 감정입니다. 정말로 갈망한다면, 그것들을 적을 때 생각만으로 흥분되고 열정이 샘솟을 텐데 (오래 지속되진 않더라도 적는 순간만이라도 말이죠)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무미건조하게 그냥저냥 적어 내려갈 뿐이었습니다. 의심이 듭니다. '이것들이 정말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일까?' '혹시 그저 남 보기에 빛깔 좋아 보이는 목표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죠.    


《타이탄의 도구들》로 유명한 팀페리스는 또 다른 저서 《나는 4시간만 일한다》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고,

행복의 반대는
반박의 여지없이 지루함이다.

흥분이야말로 실질적인 의미에서 행복의 동의어이고 당신이 추구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 당신이 물어야 할 것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나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나를 흥분시키는가?"이다.   

 


세계 최고의 고객 만족 서비스로 유명한 '재포스'의 창업자 토니 셰이를 아시나요? 그는 20대 중반에 억만장자가 됩니다. 자신이 창업했던 링크 익스체인지를 마이크로소프트에 2억 6천5백만 달러에 넘기기로 한 거죠. 마이크로소프트는 토니 셰이에게 열두 달 동안 링크 익스체인지에 남아 있어야 하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만약 버티지 못하면 추가로 얻게 될 4천만 달러의 20퍼센트, 8백만 달러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시세로 무려 10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입니다. 하지만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납니다. 돈이 좋기는 하지만 지루한 것은 정말 싫었다고, 선택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어딜 가더라도 지겹고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란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감정을 쫓아 만든 회사가 '재포스'입니다.     


나를 흥분시키는 것들은?


정석적인 것 말고, 누구나 '아 그냥저냥 바르게 살고 있네'하는 인생 말고, 내 심장을 쿵쾅쿵쾅 뛰게 만드는 것, 떠올리기만 해도 떨림과 흥분을 제공하는 것들은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굴곡과 기복 없는, 밋밋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아왔기에 딱히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막연할 뿐입니다. 이렇게 안갯속을 헤맬 때, 혹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을 때는 덩어리를 최대한 작게 나눠 생각하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에, 분류를 해봅니다.  


첫째,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음.. 생각해 봅니다.

① 만화책 보기

② 한적한 곳에 혼자 가만히 누워있기

③ 가족과 많은 시간 보내기

④ 음악 하기 (가족밴드)

⑤ 운동하기 (헬스 말고, 스포츠 종목)

좋아하는 것들이 막 떠오르지는 않네요. 그동안 감정이 아닌, 이성에 충실한 삶을 살아온 편이라 어떤 것을 할 때 내가 흥분되는지 잘 모르는 편입니다.     


둘째, 내가 해야만 하는 것들은?

① 돈 벌기

② 건강하기 (체중 65kg까지 감량)

③ 공부하기


셋째, 내가 당장 때려치우고 싶은 것들은?

① 회사 다니기


넷째, ①+②-③에서 10년 후 내게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들은?


이러한 4가지로 분류해서 저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합니다. 조금 긴 호흡으로 천천히 제 자신을 알아볼 생각입니다. 




니체는 "하루의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않는 사람은 노예"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가자는 곳에 가고, 좋다는 것을 따라 하고, 주변 상황에 맞추며 사는 것은, 실상 노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의미이죠.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 생각이, 내 기준이 필요합니다. TBWA 대표이자 대한민국 최고 광고인인 박웅현 님이 말했듯이 기준점을 바깥에 두고 남을 따라가는 삶이 아닌, 자신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그런 삶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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