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쟁 중이지만 지난번 성지순례로 이스라엘에 다녀왔던 일을 가만히 생각해 본다.
당시 중간에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항로였다. 그곳에서 비행기를 바꾸어 탔는지,
한 젊은 청년(?)이 올라와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자리에 앉으며 나에게 만나게 되어 아주 반갑다는 듯 인사를 건네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이스라엘 청년, 000입니다.”
물론 유창한 영어로 인사를 건네었지만 그 얼굴 표정만으로도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 그래요! 반갑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온 000입니다.”하고 대답했더니 깜짝 반기며 자기도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아주 관심이 많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준비해 온 햄버거(?) 봉지를 꺼내 펼치며, 자연스럽게,
“같이 드시겠어요?”하고 권하는 것이었다. 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이미 식사를 했던 터라 물론 사양했지만 처음 만난 외국인에게 그와 같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또한 음식을 같이 나누자고 하는 그 친절과 용기에 적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그가 펼쳐 놓은 것은 햄버거 2개, 그리고 음료수 1병이었다. 딱 1 인분 점심이었다. 그저 상대방에
대한 인사말로 그리 말할 수도 있겠으나 그 젊은이의 솔직한 태도로 보아, 그러한 친절이 이미 몸에 배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어떤 자신감까지 있어 보였다.
물론 이스라엘의 젊은이가 바로 이 청년처럼 모두 친절하고 그와 같이 자신감 넘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만난 그 청년으로 하여금, 가려고 있는 이 나라, 이스라엘에 대하여 매우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얼마 후 이스라엘에 잘 도착하였고, 다음 날 버스로 이동하며 예루살렘 <통곡의 벽>이라든지 이곳저곳을 순례하는 가운데 어느 언덕 위에 있는 성지를 올라가게 되었다.
우리가 차에서 막 내렸을 때, 바로 가까운 곳에 우연히 아이들과 유모차를 밀고 올라오는 한 이스라엘 엄마를 만나게 되었다. 내가 교직에 있었기도 하고, 이곳 아이들 자라나는 모습은 어떨까 궁금하여 그 유모차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아마도 엄마를 도와 유모차를 함께 밀고 올라온 듯한 열 한 두어 살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 둘이 유모차 옆에 서 있었다. 유모차는 꽤 커 보이기도 했지만 거기 유모차 안에 어린아이는 혼자가 아니었다. 혹 쌍둥이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무려 넷이나 올망졸망 함께 모여 있는 것이었다. 직접 내 눈으로 보면서도 옆에 서 있는 형들까지 모두 여섯이나 되는 아이들의 수에 그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당연히 동행해야 할 아빠는 곁에 없었고, 엄마 혼자서(?) 어떻게 그 여섯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왔을까?
두 형들이 옆에서 밀어주며 엄마를 잘 도와주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무엇보다 그 어머니는 물론, 두 형, 그리고 그 안에 모여 있는 네 명의 어린아이들이 조금도 힘들어하는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고, 아주 밝은 표정으로 우리를 맞았다.
거기다 우리 일행을 만나 서로가 신기한 듯 반갑게 마주 바라보며 모두들 환하게 웃는 것이었다.
먼저 비행기 안에서 만난 한 젊은이의 그 친절한 모습이나, 혼자서 아이들을 여섯이나 데리고 나와서도 힘들어하기보다 활짝 웃을 수 있는 그 엄마를 보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우선은 그 젊은이의 자신감 있는 태도,
혼자서도 여섯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엄마의 그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것은 타고난 그들만의 이스라엘 민족성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아마도 <탈무드>를 바탕으로 그렇게 교육받고 자라면서 단련된 결과라고도 할 수 있겠다.
최근에 7호선에서 내려 전철을 바꾸어 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우연히 앞서 올라가는 마치 전사(?)처럼 아주 건장한 모습의 젊은이, 배낭의 크기로 보아 장거리 산행
캠핑을 가기 위한 차림으로 보였다.
그리고 한참을 옆에 나란히 서서 전철을 기다리던 중, 말을 건네어 보았다.
"어디 산에 캠핑하러 가십니까?"
그녀는 아주 밝게 웃는 얼굴로,
“산으로 캠핑 가는 길이 아니고,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 대학생 재난(?)대비 훈련’에 참가하러 가는 길”이라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아! '재난(?) 대비 훈련'에 참가하시는군요! 그래서인지 언니의 모습이 참 활기차고 씩씩해 보여요."
그 표정 역시 무엇보다 밝고, 너무나 자신 있어 보였다.
나는 문득 수년 전 이스라엘 성지 순례 길, 비행기 안에서 만났던 그 이스라엘 청년, 그렇게 밝아 보이던 그 청년의 모습을 다시 떠올렸다.
‘아! 우리 젊은이들 역시, 세계 어디에 나가서도 밝고, 자랑스럽고, 자신 있어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