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엔우?
“야옹”
엔우였다.
이사를 오면서 자주 다니는 산책길에서 만나게 된 엔우는
근처 빌라 주차장에 사는 길냥이다.
나는 원래 동물을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자주 만나니까 정이 드는 건지,
내적 친밀감이 생긴 건지
엔우가 점점 좋아진다.
그런데 이 녀석,
지나가던 사람을 불러 세워 놓고선
자신은 바로 주차장 바닥에 드러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입도 쫙쫙 벌리면서 야무지게 하품을 하며
이리저리 바닥을 뒹구는 모습이
마치 팔자 좋은 백수 오빠 같다.
엔우를 처음 만난 건 지난겨울이었다.
나는 평소에 캐릭터를 성대모사하는 걸 좋아하는데,
뭔가 웃긴 대사나 기억나는 장면은
그대로 재현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다.
그날도 친구와 함께 산책하면서 전날에 본 영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의 푸드 몬스터들을 흉내 내고 있었다.
'엔~~우~~'
라고 주인공의 이름
(원래는 '플린트 락우드'인데,
어떠한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서
푸드 몬스터들이 그의 이름을 잘못 인식하게 되어
'엔우'라고 부르게 된다)
을 힘차게 외친 순간,
저기 어디선가 '야옹~'하면서
고양이 한 마리가 슬그머니 나타난 게 아닌가.
'고양이가 대답을 한다고?
그냥 타이밍이 절묘했겠지.
설마 자기를 부른다고 생각했을까?'
싶었지만 호기심에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었다.
“안녕 엔우야?”
라고 물으며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고양이와의 접선을 시도했다.
그랬더니 도망가지 않고
다시 '야옹~’이라고 대답하며
점점 내게 다가왔다.
분명 처음 만났는데
금방 자기 몸을 내 다리에 부비부비하고
뒹굴뒹굴 애교를 부리는데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세상에 이런 개냥이가 진짜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그 길냥이 친구에게
'엔우'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가끔씩 이렇게 산책길에 엔우를 만나게 되면
잠시 놀아주며 배를 만져준다.
기분이 좋은지 갸르릉거리는 엔우를 보며 생각했다.
‘그래, 고양이로 노래를 만들어 보자!’ 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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