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드 아웃2'를 보고
감동의 메시지 ‘인사이드 아웃2’
인간의 다양한 감정에 대한 고찰이라는 깊은 주제를 다뤄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전편 '인사이드 아웃' 첫번째 편은 인간의 다섯 가지 감정을 대변하는 캐릭터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소심이, 까칠이의 활약으로 유년기의 자아를 형성해 나가는 주인공 라일리의 성장 이야기를 다뤘다.
올 여름에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두번째 이야기는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더욱 복잡해진 13세 라일리의 심리와 감정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불안이, 당황이, 따분이, 부럽이 등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등장한 감정 캐릭터들은 기존 감정 캐릭터들과 갈등하게 되고 이는 청소년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자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감정 캐릭터들의 갈등 해소와 그를 통한 라일리의 성장이 주된 줄거리로 스토리가 전하는 감동도 더해졌다.
청소년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불안이, 당황이, 따분이, 부럽이 등 네 명의 새로운 감정 캐릭터들이 합류한다. 새 캐릭터들의 리더인 불안이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라일리의 자아를 형성하려 한다.
기존 감정 캐릭터들은 이를 막기 위해 나서지만 오히려 불안이에 의해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쫒겨나게 되고 라일리는 심리적 불안 상태에 빠진다. 이에 기쁨이를 필두로 한 기존 감정 캐릭터들은 불안 상태의 라일리를 구하기 위한 위험천만한 모험에 나선다.
여기에 사춘기 시기에 접어드는 어린이들과 그를 대하는 부모들의 심리를 매우 재치 있으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했다.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타워에서 사춘기는 '비상 경고등'으로 묘사되며 라일리의 심리적 불안을 대하는 부모의 감정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대응은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들을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품은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 모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건강한 자아가 형성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라일리의 이야기와 감정 캐릭터들의 상황 대치를 절묘하게 연결하는 스토리, 표정과 감정이 살아있는 각 캐릭터들의 독창성에서 한 편의 심리학 동화를 감상한 느낌이 든다.
최근 중요성이 부각된 구성원의 감정관리를 영화의 모티브와 연결해 본다.
구성원의 감정을 읽는 리더의 역량은 중요하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에서 감정은 골칫거리 취급을 받아왔다. 절제된 감정과 논리적인 모습이 보상받는 경우가 많았다. 조직에서 감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경영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목표와 성과에 몰두하다 보니 구성원 개개인의 감정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회사에서 감정을 표현하거나 공유하는 것은 아마추어의 모습이라 여겼다.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지 개개인의 감정까지 신경 쓸 수는 없다.”, “희로애락을 겉으로 드러내는 사람은 프로페셔널하지 않다.” 등의 정서가 지배했다.
둘째, 구성원의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없고 얼마나 중요한지 정량화되기 어려워 관리의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밀렸다. “감정이 중요하지만 어떻게 정량화할 수 있는가?”의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구성원의 감정을 읽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리더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예측이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감정’은 조직의 문화와 성과를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조직은 혁신을 위해 불확실성과 실패를 감수해야 하는데 이때 구성원의 불안감 압박감 좌절감 등이 적절히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연구에서 감정은 직원 개개인의 성과뿐만 아니라 기업 성과에도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밝혀졌다. 직원의 감정이 직무태도와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긍정적인 감정은 업무 몰입도를 높이지만, 부정적 감정은 떨어뜨린다. 분노를 억누르면 그 안에 있던 창의성, 의사결정 능력과 같은 긍정적 역량의 씨앗도 사라진다.
불안, 우울 등 부정적인 정서는 조직 내 건설적인 상호작용을 약화시킨다. 오해와 불만, 갈등은 지극히 사소한 사건으로 발생하지만 조직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리더는 좌절감, 분노, 불안 등 구성원의 부정적 감정을 관리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리더가 불편한 대화의 물꼬를 트고 부정적 감정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상당한 용기와 고민이 필요하다.
리더가 앞장서서 구성원의 감정을 읽고 불편한 대화를 시작한다면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구성원의 불안을 관리하자.
영화 ‘인사이드 아웃2’에서 주인공 라일리는 아홉개의 감정 컨트롤 타워가 있다. 1편에서는 기쁨이,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라는 감정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들은 사람들의 1차적인 감정이다. 2편에서는 불안이, 부럽이, 따분이, 당황이라는 네개의 감정 캐릭터가 추가되었다. 여기에 ‘불안’이라는 부정적인 감정 캐릭터가 주도하며 여러 가지 실수와 실패를 겪는다.
예측불허의 경영 환경에서는 조직도, 경영자도, 리더도, 구성원도 불안하다. 구성원들의 과도한 불안은 어떤 문제를 유발할까?
첫째, 집중력과 판단력을 떨어뜨려 업무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예를 들어, 업무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즉 일을 하면서도 이 일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인지 적절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구성원들 간 갈등을 유발한다. 불안 수준이 높아지면 구성원들은 정서적으로 예민해질 가능성이 크다. 평상 시라면 크게 문제 삼지 않았을 수도 있는 상사, 동료, 부하의 사소한 행동조차도 커다란 자극이 된다.
셋째, 포기나 회피와 같은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불안이 적절하게 해소되지 않고 지속되면, 심신의 에너지가 점차 소진된다. 외부 위협에 대응하여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상황을 극복하려는 모든 자발적인 노력을 포기하고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하게 된다.
그렇다면 구성원의 불안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의사소통을 통해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조직의 현재 상태, 비전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숨김 없이 구성원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설명회 등 공식적인 경로뿐 아니라 수시로 구성원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의사소통의 빈도를 높여야 한다.
리더가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하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조직 내 인맥을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하려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둘째,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맡은 일의 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해야 할 일’, ‘하지 않아도 될 일’, ‘해서는 안 될 일’을 명확히 구분해주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의사결정에 따른 불안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일에 가치를 느끼게 해야 한다. 조직이 자신의 역량을 길러주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구성원들은 자신이 조직에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구성원들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더 나아가 조직에 대한 충성심까지 높아질 수 있다. 또 가치 있는 일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불필요한 위기 의식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 위기 경영은 구성원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하여 조직 변화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적절한 긴장감은 무사안일주의를 타파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반면, ‘위기’를 자주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진짜 위기가 왔을 때,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동기가 부여되지 않아 위기 극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핵심적인 경영관리 대상 ‘감정관리’
최근 조직 내부 구성원들을 내부 고객으로 정의하고 적극적으로 감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이를 지칭하는 필립 코틀러 (Philip Kotler)는 이를 ‘내부 마케팅’은 지칭했고 ‘조직의 구성원을 최초의 고객으로 보고 그들에게 서비스 마인드나 고객지향적 사고를 심어주며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활동’이라 설명했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이를 집단적으로 공감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구성원의 감정관리는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