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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럽보다 달콤 May 03. 2024

쿵푸팬더와 후계자 찾기

영화 '쿵푸팬더'를 보고

푸바오와 쿵푸팬더

                                                  

최근 신드롬을 일으켰던 동물이 있었으니 바로 대한민국 최초 자연번식으로 태어난 자이언트판다 '푸바오'다. 뛰어 다닐 때마다 펄럭이는 검은 귀, 귀여운 외모를 가진 푸바오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뿜으며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국민판다'로 푸바오가 지난 4월 한국을 떠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중국으로 돌아갔다. 푸바오가 한국인들에게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푸바오가 사람들이 친근하게 여기는 판다곰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친근한 판다의 이미지는 영화 ‘쿵푸팬더’ 덕분일 것이다.



주인공인 판다 포는 육중한 몸매의 국수집 아들이지만 마음만은 날렵한 쿵후 고수가 되는 게 꿈이다. 아버지의 국수가게에서 일을 돕던 포는 용의 전사를 뽑는 행사에 구경 갔다가 얼떨결에 용의 전사로 낙점된다. 탄탄한 근육도 날렵함과 기술도 없는 포의 무술인으로서의 장점은 오로지 천부적 맷집과 식탐. 


적에게 아무리 공격을 당해도 출렁이는 뱃살 덕에 좀처럼 타격을 입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마스터 시푸에게 인정 받은 포는 특훈을 받고 용의 문서를 노리는 타이렁으로부터 마을을 지켜낸다. 


화려한 성우진, 무술영화 특유의 과장된 액션에 코믹요소까지 더해지며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자리매김했다.



“후계자를 찾아라”

   

4편에서는 포의 후계자를 찾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포의 스승인 시푸는 포에게 이제 후계자를 찾으라는 이야기를 건넨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포는 많은 무술 마스터를 이겨내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무술 스타일을 창조했다. 모두 이룬 위치에 가 있는 포는 후계자를 찾기 꺼려한다.


언젠가는 포도 퇴장해야 할 시기가 분명히 온다. 시푸는 이미 많은 마스터들이 물러나고 은퇴하는 것을 봐왔다. 아마도 자신의 기술을 미처 전수하지 못한 채 사라져 간 수많은 마스터들도 목격했을 것이다. 시푸는 계속 다음 용의 전사를 찾으라는 이야기를 포에게 한다.   



‘승계계획 (Succession Planning)’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의 주요 직무의 승계와 핵심인력의 경력 개발에 대한 효과적인 운영계획’으로 정의된다. 이를 통해 기업 전체, 사업부, 부서 및 단위 업무가 단절되지 않고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게 된다.


승계계획의 기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재관리의 주요 영역인 육성과 배치기능의 단절을 막는다. 승진이나 배치 등 직무 이동 과정에서 핵심인재가 보유하는 암묵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지식경영과 무형자산 관리의 중요한 부분을 이룬다.

둘째, 인재육성의 구체적인 타겟을 제공한다. 기업 내 주요 직무를 확인하고, 해당 직무의 후보자로서 핵심인재의 구체적인 육성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한다. 


조직에서 승계계획은 일상적인 활동으로 자리 매김되어야 한다. 승계계획의 성공적인 도입과 정착은 기업이 인재육성에 기울이는 실질적인 관심과 노력의 정도에 달려있다.



몸치 판다 ‘잠재력’이 터지다.


우연히 ‘용문서 전수자’로 점지된 포는 집중 훈련을 받고, 잠재력을 발휘하며 쿵후 영웅으로 거듭난다. 보잘것없던 포가 자신의 잠재력과 가치를 깨닫게 되는 과정은 동양적 선문답을 떠오르게 한다. ‘비어 있음’에서 무한한 의미를 찾는다는 영화의 주제는 동양의 철학과도 연결된다.



깊은 곳에 잠자고 있지만 아직까지 발휘되지 않은 능력을 ‘잠재력’이라 한다. 잠재력이란 병 속에 살아 숨쉬는 생명체 같아서 뚜껑을 닫으면 질식한다. 이른바 ‘뚜껑 이론’이란 뚜껑을 열어 잠재력을 최대로 활용하는 '열린 기업'은 성공하고, 뚜껑을 닫아 잠재력을 죽이는 '닫힌 기업'은 쇠퇴한다는 것이다. 링크트인에 따르면 전체 기업 중 12%만이 구성원 잠재력을 제대로 포착하고 있다고 한다. 


뚜껑 이론의 중요한 점은 조직에서 구성원의 리더가 '뚜껑 지킴이'라는 점이다. 인사권이 있는 리더는 구성원의 뚜껑을 열 수도, 밀봉해버릴 수도 있다. 리더는 별 생각 없이 습관대로 말하지만, 부하는 리더의 모든 행위를 자신에게 보내는 신호로 해석한다. 열린 기업이란 모든 리더가 부하의 잠재력 뚜껑을 열려고 안간힘을 쓰는 기업이다.



잠재력 뚜껑을 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뚜껑을 닫지 않는 것이다. 리더는 부하를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 리더가 부하를 도구로 인식하는 한 잠재력 뚜껑을 열어두려는 동기가 사라진다. 


잠자는 잠재력을 깨우면 귀찮아지기 때문에 본인이 잠재력 뚜껑을 열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조직 몰입도 감소와 달라진 조직문화로 이런 '도피형 인재'가 많아졌다. '내 잠재력을 다 발휘해도 내게 돌아오는 게 별로 없다'는 가정이 구성원의 심리 속에 깔려 있다. 쿨쿨 낮잠자고 있는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서는 ‘인정 (Recognition)’의 병따개가 필요하다.


“아무리 작은 발걸음도 발자국을 남긴다”

‘용의 전사’ 자리에 오른 포는 어디를 가나 박수 받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그런 포에게 사부 시푸는 변화를 요구한다. “‘용의 전사’를 다른 이에게 넘기고 영적 지도자가 되라”는 것이다. 고생 고생해서 정상에 올랐는데 다시 시작해야 한다니 한숨이 나온다.


“영적 지도자라는 게 뭔지 모르겠어. 인생에서 가장 큰 적은…계단?” 계단은 ‘쿵푸팬더’ 시리즈에 계속해서 등장한다. 포가 ‘용의 전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숨을 헐떡이며 무수히 많은 계단을 오르고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계단이 눈앞에 있다.



급격한 경영환경의 변화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오늘도 수많은 기업에서 ‘변화 관리 (Change Management)’를 시도하고 있다. 변화 관리의 속성을 이해하고 각 실행포인트를 잘 이행하는 것이 변화로 인해 야기되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길이다. 성공적인 변화 관리의 핵심 실행 포인트는 무엇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1990년대 최악의 후퇴를 경험하던 IBM이 변화 관리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회자되는 핵심 이유는 외형적 변화가 아닌 조직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문화의 변화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변화는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추구하는 가치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중요하다. 


변화는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 일으키는 바, 저항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저항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계획하기 훨씬 이전부터 실행 이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고, 업무 환경의 변화와 단기적 성과도 중요하다.


경영진 주도의 Top-down 변화와 눈에 띄지 않게 분산된 작은 움직임들이 오랜 시간 조직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Bottom-up 변화관리를 동시에 이끌어야 한다.


“우리 모두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다”

1편에서는 잠재력을 깨닫고 쿵푸 고수로 거듭나는 포, 2편은 마음의 참된 평정심을 찾는 포, 3편이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의 중요함을 알게 되는 포를 그렸다면 4편은 욕심과 편견을 내려놓고 참된 후계자를 찾는 포의 성장을 담았다. 마이크 미첼 감독은 “우리 모두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다. 포 역시 그렇고 포가 만나는 캐릭터들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고 변화할 수 있다는 걸 믿어줘야 한다는 게 메시지”라고 말했다. 


중국 도착 직후 푸바오는 앞구르기만 반복하는 모습으로 많은 우려를 낳았지만 곧 잘 적응하였다. 새 사육사가 내민 손을 잡는 푸바오의 모습은 변화를 받아들인 적응의 징표였다. 푸바오와 쿵푸팬더 시리즈를 보며 인생의 교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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