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은 괜히 기분이 들뜬다. 오늘도 창문을 몇 번이나 쳐다봤는지 모른다. 눈이 또 오진 않을까 기대하며 한 번. 나무에 널린 눈을 보려고 한 번. 다 녹은 눈이 아쉬워서 한 번. 첫눈이 마치 선물 같이 느껴지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눈 오는 날은 더 여름나라가 그립다. 청개구리 같이.
여름 나라에 내리면 느껴지는 답답함이 좋다. 찌는 듯한 더위에서 오는 습함과 끈적임이 내가 다른 날씨를 지닌 곳으로 왔구나 느끼게 해 준다. 물론 살이 끈적인다며 약간의 짜증을 내긴 하지만. 대충 입고 나가 해변 구경을 하고, 선탠 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바닷물에 발을 살짝 담글 때의 시원함이 그립다. 옷을 벗고, 들어가 볼까? 했지만 이내 뒤돌아섰던 그때의 선택이 후회되는 순간이다. 선배드에 누워 하늘만 쳐다보다가 노곤해져서 잠깐 졸기도 하고, 칵테일과 스낵을 시켜 여유를 즐긴 여유가 필요하다. 열대과일을 잔뜩 사서 호텔 테라스에 앉아 와구와구 먹고, 먹다 더우면 퐁당 수영장으로 들어가는 자유도 만끽하고 싶다. 돌아오는 여름에 우리에게 일상이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여름 러버는 여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