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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Jul 21. 2024

어른 아이

문득 힘들고 지치는 날이면, 내면 속에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아이는 바로 나였다.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눈을 맞춘 뒤 왜 울고 있느냐고 묻는다. 


 "외롭니?" "힘드니?" "혼자여서 그러니?"


아이는 아무 말 없이 그냥 안아 달라고 한다. 아이를 안으며  수고했다. 고생했다고 말해준다. 아이를 안아주자, 아이는 퍼붓던 울음을 뚝 그치고 나를 꼭 더 껴안는다. 하늘은 대견하다는 듯 아이의 머리 위에 따뜻한 햇살을 내려준다.


위로에는 화려한 문장을 이어 붙이지 않아도 "수고했다", "잘했다", "고생했다"라는 작은 말 한마디로 큰 위로가 될 때가 많다.


어느 날 또 울음소리가 들리면, 나는 언제나 내면 속의 아이에게 달려가 말없이 나를 안아줄 것이다. 격려하고 다독여줄 것이다. 지금까지 잘 달려온 나에게, 언제나 수고하고 있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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