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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상심리사 윤제학 Nov 24. 2022

오히려 좋아!

뭐가 좋아?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 중에 '오히려 좋아!'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유래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나는 이 문장을 주식과 관련한 영상에서 처음 접했다. 

누군가 주가가 폭락하는데 '오히려 좋아!'라고 외치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웃겼고, 듣다 보니 사람 참 유쾌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나고 다시 보니, 감탄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그 한마디는 세상의 고난을 버텨내며 사는 인간의 모습을 단 한 문장으로 함축한 완벽한 말이지 않은가.


우울증적 현실주의(Depressive Realism)라는 가설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우울한 사람의 시각이 더욱 현실적이라는 말인데, 뒤집어 말하면 현실은 우울하단 거다. 

객관적으로 보면, 현실은 다소 우울한 일들이 난무하고 사실상 행복할 일이 그리 잦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어떻게 나름의 행복을 찾으며 사는가? 


그건 바로 '오히려 좋아!'의 시각으로 사고의 전환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양파를 잘게 썰어도 양면이 나오게 되어 있다.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게 마련이다. 

부정적인 면만 보이는가? 긍정적인 면도 분명히 있다. 싫어도 있다. 필연적으로. 


Depressive realism이 다수설은 아니지만 분명한 건, 

'오히려 좋아!'라는 말은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치는 모든 순간에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말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1차적인 메시지 이면에는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것을 찾는다'라는 현실주의적 전제가 내포되어 있다. 


'오히려 좋아!'라고 되뇌고 주어진 현실에서 가능한 긍정적인 방법을 찾으라. 

그것이 우여곡절이 많은 세상에서도 우리가 웃으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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