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스크롤을 그만 멈추오
손은 눈 보다 빠르다
요즘 우리가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인스턴트 정보에 익숙해졌다
Instagram에 릴스나 피드, YouTube에 쇼츠 같은 빨리 넘길 수 있는 짧은 것들만 볼 수 있는 눈이 되었다
그것에 적응하느라 우리들에 손가락은 빨라졌다
정보가 빠르고 단순하고 쉽게 재미라는 자극과 도파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빨라진 손가락은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글을 다 읽기도 전에 빨라진 우리의 손가락은 화면을 내려 버린다
물론 글은 다 읽지 못했다
아무리 주옥같은 문장도 그 빠른 손가락 앞에서는 그저 지나가는 몇 글자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놓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그렇게 빨라야 할 이유가 없다
장기하의 <느리게 걷자> 가사가 왠지 더 와닿는 요즘이다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그렇게 빨리 가다가는
죽을 만큼 뛰다가는
사뿐히 지나가는 예쁜 고양이 한 마리도 못 보고 지나치겠네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