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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o Curly Choi Apr 30. 2024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팔순 넘은 노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온 주말여행의

여운이 깁니다


생각해 보니

대학 졸업 이후 처음입니다

사위 며느리 아이들 없이

평소의 그 북적거림 없이

우리끼리 떠난 여행은요


여행 중 내내 눈에 띈

부쩍 느려지고 무거워진

당신들 발걸음에

제 마음도 무거웠습니다


마음 뿌듯하고 충만한

시간이 될 줄만 알았는데

왠지 모를 공허함과 덧없음이

더 크게 밀려와 힘들었습니다


인생은 순간이고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잠깐 머물다 가거나

오래 함께 있거나,

온 듯 안 온 듯 있다 가거나

큰 생채기를 남기고 가거나

그 차이가 있을 뿐


모든 것은 시간처럼

결국 지나갑니다

부모님도

아이들도

나도..


배웅하는 길

기차역 플랫폼으로

걸어 들어가시는 두 분의 뒷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히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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