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넘은 노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온 주말여행의
여운이 깁니다
생각해 보니
대학 졸업 이후 처음입니다
사위 며느리 아이들 없이
평소의 그 북적거림 없이
우리끼리 떠난 여행은요
여행 중 내내 눈에 띈
부쩍 느려지고 무거워진
당신들 발걸음에
제 마음도 무거웠습니다
마음 뿌듯하고 충만한
시간이 될 줄만 알았는데
왠지 모를 공허함과 덧없음이
더 크게 밀려와 힘들었습니다
인생은 순간이고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잠깐 머물다 가거나
오래 함께 있거나,
온 듯 안 온 듯 있다 가거나
큰 생채기를 남기고 가거나
그 차이가 있을 뿐
모든 것은 시간처럼
결국 지나갑니다
부모님도
아이들도
나도..
배웅하는 길
기차역 플랫폼으로
걸어 들어가시는 두 분의 뒷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히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