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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덕 Jul 31. 2019

원수에게 권합니다 '지역조합주택 아파트'

저렴하다고 홍보하지만 주변 시세보다 더 비싸게 분양받게 되는 마법 아파트

2015년 3월 봄이 시작되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와이프는 나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 투베이에서 계속 살 수도 없고, 나중에 아이도 생길 텐데 아파트로 이사 가야 할 것 같아"

나는 힘없이 말했다.

"당장 목돈이 없는데 우리 형편에 갈만한 곳이 있을까?"

"요즘에 조합아파트라고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서 인기래, 2~3천만 원 정도 아낄 수 있나 봐"

사회생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재테크 및 사회 움직임에 무지하여 와이프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계약 후 와이프와 원수가 될 뻔했다.


지역조합주택은 13~15년 사이에 전국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광고도 어마어마했다. 조합원 가입에 있어 그렇게 어렵지가 않았다. 가입조건이 명시되어 있는데 대표적으로 무주택자이면 대부분 가입이 가능하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도 85㎡ 미만 아파트 한채 소유하고 있다면 조합원에 가입할 수 있다. 가입이 쉽다는 건 또 하나의 함정으로 인식해야 할 것 같다. 모든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건 정보도 잘 돌지 않고, 들어가기가 참 힘든데 지역조합주택은 모셔와서라도 가입을 시킨다.


지역조합주택 분양가는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들에 비해 저렴하다. 하지만 깊숙이 파고들면 치킨을 시켰는데 생닭이 오는 경우와 비슷하다. 무슨 말이냐면 깡통 자동차를 사듯 아파트 분양가는 말 그대로 텅텅 빈 아파트 가격을 말한다. 계속적인 조합원 총회를 진행하면서 삶에 필요한 수많은 옵션을 홍보하고, 선택하라고 하지만 필수품인데 선택하지 않을 방법은 없다. 그렇게 추가를 반복하고, 잊힐 때마다 한 번씩 연락이 와서 세금을 내라고 한다. 여러 가지 명목이 있는데 건설사, 대행사가 받아가는 게 아니라 국가 세금이다. 지역조합주택은 일반분양에 비해 세금이 비싸 약 3배 정도 세금을 더 낸다고 보면 된다.


아파트 건설이 진행되면서 학교나 기본 인프라가 필요한데 쉽게 결정이 나지 않는다. 지역조합주택이 첫 삽을 뜨기 전 사업승인을 받고, 향후에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 승인을 받을지라도 국가행정에서 중간에 말을 바꾸거나 단서가 변경되어 공사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하루, 이틀이면 몰라도 한 달 정도 공사 지연이 발생한다면 준공 후 추가로 분담해야 하는 금액은 상상 초월한다. "하루 지연되었다고 큰돈 들겠어?" 이렇게 생각하겠지만 천 세대가 넘는 세대원들의 중도금을 금융권 대출을 통해서 진행하는 사항인데 계획된 준공일에 맞추지 못하면 이자 비만 어마어마해진다.

지역조합주택은 대부분 넉넉지 않은 사람들이 조합 형태를 꾸려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이 복잡한 사업에 뛰어든 건데 계속적인 추가금액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결국 바로 옆 일반 아파트나 우리나 금액적인 면에서 다른 점이 없고, 운이 나쁘면 오히려 더 비싸고, 시간 낭비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추가적인 금액은 계속 늘고, 준공은 언제 될지 몰라 한 없이 기다려야 하는데 아파트 공사 시작하면서 대략적인 준공날짜는 알 수 있다. 하지만 금융권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데 시세가 불명확하여 어려움이 따른다. 등기도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조합 청산을 해야 비로소 가능한데 조합 청산을 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요소가 분양권을 모두 판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합원에서 또 추가분담금을 내어 진행하던지 다른 방법을 찾든지 해야 한다.

조합원이 주체가 되어 진행하는 것이기에 무한책임 성격을 지닌다. 일반분양은 잘못되면 건설사 탓이라도 하지 지역조합주택은 어디다 하소연할 곳이 없다. 3개월 전 추가분담금 1,300만 원을 내면서 4년 동안 기회비용을 날리고,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참으로 씁쓸하다.


핵심적인 결론은 지역 주택 아파트는 결코 저렴하지 않으며 준공이 언제 될지 몰라 최소 3~4년이 걸리고, 중간에 틀어지는 경우도 많다. 각종 매체에서 접하셨을 텐데 삭발투쟁, 데모 등 대부분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다음 달에 준공된 아파트에 입주하지만 주변 아파트에 비해 투자된 금액은 더 높지만 지역 주택 아파트라는 꼬리는 달려있다.

"무엇보다 입주할 때까지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

                                                                                    

부동산 공부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부동산에서는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좋은 거 같습니다.

본인 형편에 맞는 투자방법으로 원하시는 지역 대장 아파트에 입주하시는 게 미래를 봤을 때 가장 도움이 됩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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