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다

나만의 시간관리법

by 조이

전략만 세우고 끝나면 서랍 속 PPT와 다를 바 없습니다.

회사에서도 숱하게 봤어요.

멋진 전략 보고서가 나오고, 다 같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다음 주에 아무도 안 하는 것.

가장 좋은 전략도 실행해봐야 알아요.

Part 4는 "작게 해보고, 빠르게 배우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최소한의 실험부터.




BCG 매트릭스

잘하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

다 하면 좋겠지만, 시간과 에너지는 유한합니다.

특히 육아휴직이라는 시간은 무한해 보이면서 실은 빠르게 줄어들어요.

"시간이 많으니까 다 해볼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한 주가 지나보니 뭘 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기업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듯, 내 활동도 포트폴리오로 봐야 합니다.

회사에서는 당연히 하는 일이에요.

"이 사업은 접고, 저 사업에 집중하자." 그런데 자기 삶에 대해서는 왜 안 하는 걸까요.

다 소중하니까? 아니면, 뭘 놓아야 할지 모르니까?


개인 BCG 매트릭스

BCG 매트릭스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만든 도구예요.

원래는 기업이 여러 사업부를 평가할 때 씁니다.

어떤 사업에 투자하고, 어떤 사업을 정리할 것인가.

4449a639fc4ddf2e6df6e7f6efdbd81d.jpg


개인에게 적용하면, "사업"이 "활동"으로 바뀝니다.

하루에 쓰는 시간과 에너지를 여러 활동에 나누어 쓰고 있잖아요.

그게 곧 개인의 포트폴리오예요.

가로축: 현재 가치 지금 나에게 만족, 성과, 의미를 주는가.

세로축: 성장 가능성 앞으로 더 커질 잠재력이 있는가.


★ Star (높은 가치 + 높은 성장): 지금도 좋고 앞으로도 좋을 활동. 여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몰아야 해요.

$ Cash Cow (높은 가치 + 낮은 성장):

안정적으로 가치를 주지만 더 크진 않을 활동.

유지하되, 여기에 과잉 투자하지 않는 게 핵심이에요.

? Question Mark (낮은 가치 + 높은 성장): 아직 확신은 없지만 가능성이 있는 활동. 작게 실험해볼 대상.

✕ Dog (낮은 가치 + 낮은 성장): 관성으로 하고 있는 활동. 줄이거나 놓아야 해요.


이렇게 만들어 보면 이런 그래프가 나오게 되죠

Gemini_Generated_Image_67f48v67f48v67f4.png




내 활동을 올려보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매트릭스에 올려봤습니다.

Gemini_Generated_Image_p8z39up8z39up8z3.png


★ Star:

글쓰기. 브런치 연재.

아직 초기지만, 회차가 쌓일수록 글이 빨라지고 있어요.

의미감도 높고, 9장에서 찍은 좌표 — "혼자서 경험을 깊이 분석하는 사람" — 와 정확히 맞는 활동이에요.

8장의 ②번(역량 전이)이기도 하고요.

게임사업 PM으로 8년간 쌓은 구조화 능력이 그대로 쓰이고 있으니까. 여기에 투자해야 합니다.


$ Cash Cow:

와인 블로그. 안정적인 에너지원이에요.

새로운 와인을 만날 때의 즐거움이 꾸준하고,

이걸로 커리어를 만들 건 아니지만 삶의 질을 지탱해주는 활동이에요.

Cash Cow의 핵심은 "유지하되 과잉투자 하지 않기"입니다.

와인에 매일 3시간을 쓸 필요는 없어요. 주말에 한 잔, 가끔 새로운 산지 공부. 그 정도면 충분해요.


? Question Mark:

코칭/워크숍. 게임사업 PM의 전략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

주변에서 "너 그런 거 잘하니까 강의 한 번 해봐"라는 말을 몇 번 들었어요.

해볼 가치는 있지만, 내가 정말 즐길 수 있는지, 수요가 있는지 아직 검증 안 됐어요.

Question Mark는 판단을 유보하고 작은 실험을 해보는 영역이에요.

다음 챕터의 MVP가 바로 이 Question Mark를 다루는 도구입니다.


✕ Dog: 의무적 모임.

5장에서 ④번 사분면에 있던 것들.

에너지만 빠지고, 의미도 성장도 없는 관계와 모임.

그리고 하나 더 — SNS에서 업계 뉴스를 끝없이 스크롤하는 시간.

정보를 얻는 것 같지만, 3장의 에너지 지도로 보면 확실한 드레인이에요.

이런 것들을 인식한 것만으로도 달라졌어요.



진짜 어려운 건 Dog를 놓는 것

Star에 투자하라는 건 쉬운 말이에요.

누구나 좋은 것에 투자하고 싶어 하니까.

진짜 어려운 건 Dog를 놓는 것입니다.

매몰비용, 정체성, 관성.

이 세 가지가 Dog를 붙잡게 만들어요.


Dog를 놓으면 빈자리가 생겨요.

그 빈자리가 불안할 수 있어요.

뭔가를 하고 있어야 안심이 되는 사람에게, 안 하기는 하기보다 어렵습니다.

저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성격이면 더 그래요.

멈추는 게 퇴보처럼 느껴지니까.

그런데 그 빈자리에 Star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덜 하는 것이 전략이에요.




수, 토 연재
이전 09화나만의 좌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