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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ttomato Jan 23. 2021

피드에 대한 피드백

01.22.21


게시물 15개, 팔로워 96명.

만든 지 한 달도 안 된, 전부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가득한 내 인스타그램 피드에 뭔가 쌓여가긴 쌓여간다.

사실 처음엔 기록장이자 단순한 취미로 접근을 했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가독성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일단 뭐라도 시작해볼까? 하는 마음이었고 오랫동안 하려면 기여도가 처음부터 너무 크면 안 될 것 같았다.


내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따로 만들었던 첫 번째 이유는 지인들에게 일상을 공유하는 용도가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계정만을 팔로우해서 피드에 좋은 자극제와 영감이 가득하길 바랬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내가 올리고 싶은 글을 올리는, 순전히 '나'를 위한 공간이기를.


슬슬 나와 비슷한 계정들이 날 팔로우하기 시작하고 남편이 내 계정을 안 뒤로부터 조금씩 신경이 쓰였다. 유심히 봐줄 것 같은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기니 남편에게 오늘 게시한 콘텐츠가 어땠는지, 오타는 없었는지 등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또한 내 글에 달린 댓글이 신기해서 몇 번씩 들여다보기도 한다.


어제 남편이 이제 슬슬 피드 디자인을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말을 꺼냈다. 제목도 첫 장에 크게 나타내면 내 피드에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업로드 속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아 보기 힘들 것 같다는 피드백에,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 줄 템플릿 디자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서 말했듯 기여도가 많고 너무 몰입해버리면 쉽게 지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시도해보려 한다.


프로필 사진도 바꿨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사실 처음에 구글에 '토마토'를 검색해서 가장 첫 번째로 나온 사진을 걸어둔 거였기 때문에 뭐, 적당한 내 사진을 찾으면 그때 바꿔야겠다. 아직은 저 생생하고 싱그러운 이미지가 좋다. 이 피드백은 보류.


'나'를 위한 공간 안에서 소통을 한다는 건 참 기쁜 일이다. 그게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마치 같은 장소에서 자작곡으로 버스킹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처럼 잔잔하고 오래오래 공개 일기장을 잘 꾸려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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