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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0. 2020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생애와 철학
남북전쟁에 얽힌 경제 역사와 인물 6
공화당의 첫 번째이자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은 1809년 토머스 링컨(Thomas Lincoln, 1778~1851)과 낸시 링컨(Nancy Hanks Lincoln, 1784~1818)의 둘째 자녀로 켄터키 주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자란 집(인디애나 주 스펜서 카운티) <출처 : 위키피디아>링컨의 어린 시절과 가난한 집안 환경
그의 어린 시절은 매우 척박하고 힘들었다.
초창기 부농이었던 아버지의 파산으로 가족은 모두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그에게는 공부 대신에 육체적인 노동과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농사가 먼저였다.
아버지 토머스는 문맹이었고, 링컨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일하기 싫다는 핑계로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가족을 위한 집안일과 농사는 물론, 품삯을 받으며 다른 집의 노동까지 해 주는 생활을 이어 갔다.
링컨의 아버지 토머스 링컨 <출처 : 위키피디아>그의 부모는 독실한 분리 침례교였다. 술은 물론 철저한 금욕생활과 높은 도덕적 기준을 유지했다. 노예제도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 사상은 링컨에게도 전수됐다.
어머니의 죽음과 새어머니 사라
9살 무렵에 어머니가 당시 유행했던 밀크병(Milk sickness, 독초를 먹은 소의 우유를 먹고 걸린 병)에 걸려 사망했다.
이후 아버지는 어린 시절 친구였던 사라 부시(Sarah Bush Lincoln, 1788~1869)와 재혼을 했다.
새어머니 사라는 노동보다는 지식의 힘을 믿고 있는 사람이었고, 항상 링컨을 격려하고 지지했다.
학교를 다니 적이 없었던 링컨은 책을 무척 좋아했는데, 사라는 이러한 모습을 언제나 감싸고 응원했다.
그녀는 유머 감각이 뛰어나 어린 링컨과 자주 농담을 주고받곤 했다. 후에 정치계에서 발휘된 링컨의 위트와 유머 감각은 그녀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젊은 시절의 링컨 동상(시카고) <출처 : 위키피디아>링컨은 그녀를 항상 어머니라 불렀고, ‘웃음을 좋아하는, 단단하지만 친절한 여성’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녀도 미망인이었고, 2남 1녀의 자녀가 있었다. 링컨은 이들과 사이가 좋았다.
누나와 약혼녀의 죽음, 그리고 우울증
친누나인 세라 링컨 그릭스비(Sarah Lincoln Grigsby, 1807~1828)와는 우애가 남달랐는데, 사는 곳이 워낙 척박한 개척지라 이웃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세라는 결혼 후, 아이를 낳는 도중에 산욕으로 사망(당시 나이 21살)하게 되는데, 이때 19세인 링컨이 받은 충격과 슬픔은 대단했다.
링컨 주립공원의 세라 링컨 그릭스비 묘비 <출처 : 위키피디아>친어머니에 이어 누이까지 자신의 곁을 떠나갔다는 슬픔은 그를 좌절시켰다.
이에 더해 첫사랑이었던 앤 루트리지(Ann Rutledge, 1813~1835)가 장티푸스로 사망하게 된 충격까지 더해져 평생 우울증을 달고 사는 원인이 되었다.
청년 시절 링컨의 모습
당시 링컨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빼빼 마르고 키가 큰 아저씨가 아닌, 도끼를 잘 다루고 힘이 장사인 청년이었다.
그의 키는 197cm였고, 노동과 농사일로 단단해져 웬만한 사람과 1:1로 맞붙어도 능히 이겨낼 정도로 팔 힘이 세고 강했다.
이런 그의 외형적 모습에 비해, 동물을 죽이는 일을 끔찍이 싫어해 사냥이나 낚시를 하지 않았다.
링컨의 청년 모습(상상화) <출처 : 나무위키> 그는 정규 교육을 받은 일이 없어 홀로 독학을 했다. 평생에 걸친 독서는 그의 내면을 성숙시키고 발전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링컨은 집에서 독립을 했고 루이지애나에서 잡화점 직원, 우체국장, 뱃사공, 측량기사 등을 전전했다.
잡화점 업무 경력을 믿고 동업자와 사업을 벌였다가 폭삭 망했는데, 빚을 크게 졌다.
정치인과 변호사의 삶, 메리 토드와의 결혼
아울러 1832년 일리노이 주 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뒤, 두 번째 사업을 벌여 또다시 실패했다. 결국 모든 빚을 갚는데 약 15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1846년 링컨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그는 평소 관심이 많았던 법률을 혼자 독학하여 1833년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정치계 입문은 1834년 일리노이주 주 의원 당선을 시작으로 1846년 연방의회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842년 메리 토드(Mary Todd Lincoln, 1818~1882)와 결혼했는데, 그녀의 집안은 켄터키 주 렉싱턴에서 노예를 소유하고 있던 부잣집이었다.
그녀는 사교성이 뛰어나고, 화려함을 좋아했다. 링컨의 성격과는 정반대였다.
링컨의 부인 메리 토드 <출처 : 위키피디아>그녀는 나중에 히스테리와 편집증을 앓게 되는데, 이 원인으로 링컨과 그녀의 사이가 나쁘다는 소문이 많았다. 하지만 부부 사이의 관계는 원만했다고 전해진다.
이어지는 불행 : 자녀들의 죽음과 정신적 충격
둘 사이의 자녀는 모두 4명이었고, 이 중 세 자녀가 부모(링컨과 메리)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는 비극을 겪었다.
둘째 아들인 에드워드 베이커(Edward Baker Lincoln, 1846~1850)는 네 살을 한 달 앞둔 시기에 디프테리아로 세상을 떠났다.
둘째가 죽던 해에 태어난 셋째 아들인 윌리엄 월레스(William Wallace Lincoln, 1850~1862)는 링컨과 메리의 애정을 독차지할 정도로 예의 바르고 얌전하면서 총명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 생활 1년 만에 장티푸스에 걸려 겨우 12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삼남 윌리엄 월레스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남북전쟁의 소용돌이 가운데서도 의연하고 굳건하게 버티고 있던 링컨은 아들의 장례식 때 넋이 나간 표정으로 주저앉아 있었고, 식이 끝나자 방에 들어가 대성통곡을 했다고 한다. 어머니 메리는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3주간 침대에서 앓아누웠다.
이런 슬픔 이외에도 고난은 많았다.
정치적 인신공격과 남북전쟁의 비극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기존 정치 엘리트들의 집요한 인신공격(정치적 라이벌은 링컨을 ‘고릴라’, ‘근본 없는 정치인’이라고 놀려댔다)으로 그의 정신적 상태는 매우 힘들었다.
매일매일 전쟁터에서 보고되는 사망자 수와 유족들의 울부짖음은 그의 심리적 상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남북전쟁 중 앤티텀 전투 현장의 링컨 대통령 <출처 : 위키피디아>이러한 비극적인 개인사와 정치적인 역경에 더해 육체적으로는 ‘마르팡 증후군(Marfan's syndrome)’을 앓았다고 추정된다.
이 병은 유전 질환의 하나로 신체 조직에 결함이 있는 증후군이다. 키가 커지고 팔다리가 길어지며 눈, 심장, 허파와 혈관 등에 이상이 나타나면서 신경쇠약을 동반한다.
다만 사후 링컨의 DNA에서 이 증상이 나타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우리나라에서는 농구선수인 한기범 선수가 이 병과 관련된 수술을 받았고, 아버지와 동생이 '마르팡증후군'으로 사망했다. 배구계의 강두태와 김병선 선수가 이 병으로 급사했다)
존 윌크스 부스 <출처 : 위키피디아>링컨 대통령의 죽음과 그의 업적
링컨은 대통령 재선 승리 이후 남북전쟁 승리 한 달 후인 1865년 4월, 존 윌크스 부스(John Wilkes Booth, 1838~ 1865)에 의해 암살됐다.
이 옆에는 부인인 메리 토드가 있었다. 그녀는 자식의 죽음 속에 쌓여 있던 잠재적 불안감과 남편의 암살을 옆에서 목격한 충격으로 심한 스트레스와 정신 이상에 시달렸다.
결국 홀로 남은 큰 아들에 의해 1875년 정신병원에 보내졌고, 1882년 64세의 나이로 이 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러시모어 산의 링컨 초상 <출처 :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