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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채권⑧제1 세계대전의 발발과 미국의 독주

3. 제1차 세계대전 - 당신의 애국심을 보여 주세요

by 한정엽

1914년부터 1918년까지 ‘제1차 세계대전(World War I)’이 진행됐다.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


연합국 측은 영국·프랑스·러시아 등이었고 동맹국 측은 독일·오스트리아 등으로 총 25개 국가가 참가했다. 이 전쟁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총력전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1차 세계대전 중 나뉘어진 유럽의 국가들 <출처 : 위키피디아>


기존 전쟁이 최전방의 군인 중심 싸움이었다면, 이번 대전은 민간인들까지 동원될 만큼 국가가 가진 모든 자원을 쏟아부었다. 과거에 없었던 각종 신무기가 만들어졌고 바로 전투 현장에 투입되어 사용되었다.


살상력과 파괴력은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기에 전투 현장에서 소비되는 자원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된 것은 1914년 6월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부부가 사라예보에서 암살된 것이 원인이었다.


식민지 팽창 정책의 충돌과 사라예보 사건


일명 사라예보 사건이 발생된 당시에는 이처럼 인류사의 비극이 될 정도로 큰 전쟁이 될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암살된 황태자 부부 <출처 : 위키피디아>


하지만 제국주의의 식민지 팽창 정책(영토 획득의 시대)으로 수출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시기였기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발칸반도의 세르비아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이어서 러시아가 참전했고, 동맹국인 독일이 중립국인 룩셈부르크와 벨기에를 침공한 뒤 프랑스로 진격했다. 이를 지켜본 영국이 동맹국인 프랑스를 위해 독일에 선전포고 했다.


하나의 불씨가 온 유럽을 전쟁의 불바다로 태워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전쟁터로 향하는 독일군 병사. 전쟁은 오래 걸리지 않을 줄 알았다 <출처 : 위키피디아>


당시 미국의 주요 수출시장은 유럽이었다. 전쟁의 기운이 유럽을 휘감으면서 경제적 불안감이 다가왔다.


미국의 불안감과 심리적 공황


전쟁의 단골 순서인 금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고 유럽의 자본가들은 혹시 모를 사태에 현금을 마련하고자 미국 기업 주식을 내다 팔았다. 뉴욕 증시는 쏟아지는 매물로 폭락을 했다.


이어 전쟁이 발발되자 오스트리아의 빈과 이탈리아의 로마, 독일 베를린의 증권거래소가 차례로 문을 닫았다. 유럽 증권 시장이 문을 닫으면서 뉴욕 증권거래소도 거래가 중단되었다.


1887년 월스트리트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여기에 더해 자본을 회수하려는 유럽 투자자들로 은행 예금 인출이 증가했고 인출된 달러는 즉시 금으로 태환 되어 유럽을 향해 떠났다.


지속적으로 미국의 금 유출이 늘어나면서 부족해진 준비금으로 은행들도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유럽의 갑작스러운 상황에 불안해진 사람들은 은행으로 몰려갔고 너도나도 예금을 인출하면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했고, 자금 부족으로 파산한 은행 앞에는 고객의 아우성이 빗발쳤다.


당시 주력 수출품이었던 밀과 면화도 유럽 국가의 주문 감소로 수출량이 대폭 감소되었다.


더 큰 문제는 불확실성 속에 담긴 심리적 공황상태가 경제를 강하게 억누르고 있었는데 이것이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될 무렵의 미국 경제 상황이었다.



1913년 윌슨 대통령의 경제 활성화 정책 <출처 : 위키피디아>


전쟁 발발 후 발생된 미국의 경제 호황


하지만 전쟁이 시작되자 상황은 돌변했다.


유럽의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미국의 농산물 수입 요청이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고 독일의 잠수함이 발트해를 지배하면서 흑해를 통한 러시아의 곡물 수출(당시 최대의 곡물 수출국)이 중단되었다.


유럽의 식량 생산 감소와 대규모 공급처의 폐쇄로 미국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단기간에 폭증했다.


전쟁이 장기화되자 군인으로 징집된 젊은이들로 농사를 짓지 못한 농토가 황폐화되면서 유럽의 수확량은 더더욱 감소했고 부족해진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자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농산물 수입을 늘려 나갔다.



1916년 유럽에서의 참호전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미국의 수출은 해가 갈수록 급격히 증가했는데 일반 농가 수입은 전쟁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가장 급격히 성장한 부분은 제조업이었다. 전쟁에 필요한 군수품과 자동차, 철도 건설 자재 등 유럽 각국으로부터 주문이 쏟아져 들어왔다.


제조업의 성장과 군수 장비 수출


특히 철강 제조업체이자 조선업체인 베들레헴 철강은 계약 금액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폭증했고, 장갑차, 잠수함 등을 건조하여 유럽에 공급했다.


전함 2척을 건조하고 있는 베들레헴 철강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이 회사의 주가는 1915년에만 약 10배 이상 상승했다. 전반적인 제조업 생산량은 전쟁 전에 비해 호황을 누리기 시작했고 유럽이 지배하고 있던 남아메리카와 아시아 시장으로 미국의 제품이 수출되면서 시장의 확대도 저절로 이루어졌다.


기업의 실적이 폭증하자 주식시장도 이에 화답했다. 최고의 상승률을 보여준 것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버는 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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