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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엽 Sep 23. 2021

블랙 코드와 죄수 임대 시스템 2

미국의 노예 제도 13

당시 남부의 백인들은 '흑인들은 태생적으로 노예가 될 운명이라 육체적으로 강요하지 않으면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너무도 강했다.


차별적 인식과 인종 차별의 정당화


아울러 자유를 얻은 흑인이 재산을 마련하고, 토지를 사고, 농사를 짓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이런 불만과 선입견은 공공장소를 이용하는 것에 제한을 두었다.



블랙 코드의 상징 : 백인 전용 세면대 <출처 : 위키피디아>



이 결과 직장을 갖지 못하거나 일이 없어 쉬고 있는 흑인에게 부랑자 법을 적용, 강제로 잡아다가 교도소로 보내기 시작했다.


부랑자 법을 교묘히 개정한 남부의 9개 주는 교도소에 수감된 흑인들을 공공사업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노동현장에 투입시켰다.


사실상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 행동이었고 흑인의 노동력을 강제로 착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노동력 착취와 주 정부의 재원 증가


이들은 철도 현장이나 농장, 공사장에서 일을 했다. 명칭은 임대 시스템이었지만, 공사 현장에서 숙식과 음식을 제공받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영향으로 주 정부는 별도의 교도소를 짓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 예산을 줄일 수 있었다.   



1911년 파치먼에 있는 미시시피 주립 교도소에서 일하는 죄수들  <출처 : 위키피디아>



잡혀온 흑인은 자신의 죄를 적극적으로 변호도 하지 못했다.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없는 것은 물론 보석금을 거부당한 사례가 많았다.


이들이 늘어날수록 주 정부의 이익이 늘어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었다.


하나의 예로, 앨라배마 주는 1883년 주 정부의 총수입 중 약 10% 를 이들이 차지했다. 1898년에는 거의 73%까지 급증했다.


늘어나는 부작용과 문제점


심지어 조지아 주 42대 주지사인 조셉 브라운(Joseph E. Brown)이란 사람은 1874년부터 1894년까지 약 20여 년간 그의 회사인 데이드 광산(Dade Coal Company)을 비롯, 여러 회사에 이들의 노동력을 활용하여 막대한 부를 거머쥐기도 했다.



조셉 브라운 <출처 : 위키피디아>



돈이 된다는 사실에 더 많은 흑인들이 잡혀왔고, 강제로 수감되어 노동력을 제공하는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문맹자가 많았던 이들은 가만히 앉아서 자신의 노동력을 '임대'라는 명복으로 착취당했다.


가장 최전성기는 1880년 경이었다.


이러한 불합리로 인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청이 연방정부로 쏟아졌지만, 전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 남부에서는 정치가들이 앞장서서 반대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주 정부의 수입이 줄어든다는 논리로 흑백 인종 갈등의 정치적 쟁점을 교묘히 이용한 것이었다.



죄수 임대 시스템에 동원된 사람들  <출처 : 위키피디아>


죄수 임대 시스템의 폐지


하지만 지속적인 연방정부의 압력으로 하나둘 금지하는 법안이 주 정부 내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1928년 앨라배마 주 정부의 공식적인 금지를 마지막으로 이 시스템은 폐지되었다.


하지만 관례적으로 남부에서 유지되다가, 1941년 12월에 루스벨트 대통령에 의해 최종 폐지됐다. 그때까지 끈질기게 살아 남아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었다.


J.P. 모건이 세운 철강회사 '유에스 스틸(US Steel)'은 '죄수 임대 시스템' 사용을 인정한 기업 중 하나였다.



피츠버그 시내에 있는 US 스틸 타워 <출처 : 위키피디아>



더글라스 블랙먼은 자신의 책에서 '죄수 임대 시스템은 과거의 노예제도처럼 태어날 때부터 평생을 노예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방법의 노예제와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자유의 억압, 법에 의해 존중받을 수 있는 권리의 상실, 보상 없는 노동 강요 등 강제로 행해지고 반복적으로 진행된 '또 다른 노예제의 이름'이었다.


오로지 백인의 이익을 위해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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