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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Mar 05. 2024

매운 갈비와 소주는 진리

광주 유스케어터미널에서 먹은 <짚신 매운 갈비찜>

  인생이 좋을 때나 혹은 슬플 때는 어김없이 술을 먹게 된다. 물론 비주류에 사람들에게는 해당이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진한 커피 향이 그리운 시기를 떠올리라고 비유하고 싶다. 상쾌한 하루의 시작도 가끔은 고된 일상에도 커피가 생각나니까. 여기서 다시금 난 노 카페인이라면 운동하고 마시는 물과 진땀 나는 상황에서 허겁지겁 먹는 물도 대입 가능하다. 비록 마시는 것이 기호라고 해도 이미 생각나는 순간에는 이미 인생인까.


  간혹 광주에 책을 보러 가면 매운 갈비를 먹고 싶었다. 적당한 매콤함에 달달한 주먹밥 그리고 소주가 함께 한다면 참 좋을 메뉴이지만, 좀처럼 먹질 못 했다.

  <짚신 매운 갈비찜> 노량진에서도 친구와 2차로 먹은 기억이 있다. 당시 나는 겨울에 얼얼한 맛을 느끼는 안주와 소주가 필요했다. 걱정과 불안이 가득했던 30대 초반의 시기에 그만한 조합이 있을까?


  요즘에는 소주가 그리 당겼다. 사실 나는 맥주보다 소주를 좋아해서 함께 술을 마시기 참 어려웠다. 회식에도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것도 아니면 남은 소주를 혼자만 마셨던 기억이 가득한데 함께 먹는 경우는 가까운 지인들 뿐이다.

  "아마도 나는 소주를 먹는 게 너를 보려고 그랬나 봐."


  그래서 나는 소주가 필요한 안주가 눈에 들어왔던 것 같다. 소주 안주를 먹으면, 소주를 마실 수 있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 기쁘다.


  결국 나는 외로웠던 것일까?


  사실 쓰디쓴 술이 좋아서 마시는 건 쉽지 않다. 내가 주로 만나는 알콜릭 상담자처럼은 아니다.  다만 조건반사처럼 술과 함께하는 사람이 좋아서 그리도 소주 안주를 찾아다니는 것 같다. 이것도 나름 알콜릭의 금단 현상인지.

  다만 너무 소주만 찾는 것은 아닌 듯싶어서 비는 오지 않았지만, 전에 기름진 맛도 나름 입 안에서 조화를 느껴봤다. 그래도 역시나 나는 소주가 좋은 가 보다. 전의 기름진 맛에도 그것과 그들이 생각나는 거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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