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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희철 Nov 11. 2019

D-5, 어느덧 출국일은 코 앞

여행 전

안녕하세요, 저는 한희철입니다.


한씨표류기 : 오키나와 편은


- 작성 시점이 2018년 6월입니다.

- 스물아홉 살 백수가 어떻게 서른 살 백수가 되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 낮은 수준의 여행정보와 높은 수준의 사생활이 함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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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 어느덧 출국일은 코 앞


오키나와행 비행기 표를 예매한 지 6일, 그간 여러 사회활동을 하였다. 하지만 언제나 생각은 여행뿐이었다. 그 사이 정해진 몇 가지가 있다.


1. 렌터카는 빌리지 않는다.

생각보다 걸을 만하다고 한다. 나는 시간이 많고, 운전이 서툴며, 내내 비가 올 수 있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나는 여행지에서 걷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지나고 나면 어딘가에서 걷던 기억이 한가득이고, 그것을 추억하는 것이 즐겁다. 여러 이유 덕에 렌터카는 빌리지 않기로 했다.


오키나와 지도


2. 세부 일정을 정했다.

월-화 : 나하시

수-목 : 류큐무라

금-일 : 남부 혹은 북부


3. 하고 싶은 것과 가고 싶은 곳을 찾았고, 일정에 넣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공통적으로 나오는 장소와 활동을 모았다. 그중 가고 싶은 곳을 골라 내려 적었다. 우선 스쿠버 다이빙이다. 바다생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수상스포츠가 발달한 오키나와에서의 스쿠버 다이빙이 적격이다. 두 번째는 나하시 근처에서 갈 수 있는 슈리성과 류큐왕국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는 류큐무라이다. 어딜 가든 그곳 만의 전통을 보고 즐기는 것을 즐긴다. 우선 이 두 가지 활동은 꼭 할 것이다. 기대된다. 가기 전에 혹시나 해서 일본어로 [무서워요.], [죽고 싶어요.]를 읽어보았다. 20M 해저는 무섭고 죽고 싶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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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 돌아와서는 성의를 보이고 싶다.


왠지 한가득 선물을 들고 돌아오고 싶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리고 그간 감사했던 사람들에게 성의를 표하고 싶다. 카베진, 자색고구마 타르트 등이 후보다. 환전은 40만 원 정도를 하였다. 비행기 삯이 20만 원으로 저렴했다. 스쿠버 다이빙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고 싶었기에, 한국에서 예약을 했다. 숙소 두 곳은 2박 3일에 각각 8만 원 정도이다.


여행을 위해 가방도 샀다. 잔스포츠 파란색 가방이다. 중고등학교 때 들고 다니고 싶었던 가방이었는데, 사달라고 말하진 못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성인이고, 아무도 나의 소비를 막을 순 없다.


충분히 돈을 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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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여행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나?


최초의 그리고 최장의 해외여행이었던 14년 스페인 여행에서는 티켓만 예매하고 모든 계획을 현지에서 세웠다. 마드리드 외곽의 한인 민박의 테라스에서, 포르투의 언덕길에서, 도노스티아의 버스정류장에서 다음 계획을 짜고 고민했다. 지금의 내가 이렇게까지 책을 읽고 동영상까지 보는 정성을 들여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누가 그랬다. 준비부터가 여행이라고. 나는 지금 내 여행의 반환점을 향해간다. 날짜 상으로는 그렇다. 6월 7일부터 여행 계획을 세워, 지금은 6월 15일이고, 6월 25일에 여행이 끝난다. 어쩌면 여행은 다녀오고 나서 평생에 걸쳐 이어진다. 이따금 스페인 그라나다 집시촌의 어느 골목에서 햇볕을 받으며 피에스타를 즐기던 그 오후가 불현듯 떠오른다. 아직도 그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가방을 챙기려 한다. 어쨌든 집 밖을 나가 며칠을 지낼 것이라, 몇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1. 비행기 탈 때 : 여권, 티켓, 신분증, 신용카드, 엔화, 카드지갑, 여권사본 1부, 비행기 티켓 사본 1부


2. 옷 입자 : 모자(사야 한다.), 우비(사야 한다.), 편한 반바지 2벌, 편한 긴바지 2벌, 양말 4짝, 팬티 4개, 반팔 티셔츠 4벌, 긴팔 셔츠 1벌, 래시가드 1벌, 재킷 1벌


3. 기타 : 휴대전화 거치대(사야 한다.), 책 2건(여행, 소설), 선글라스, 보조배터리, 침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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