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으로 절주 하기 D 118
취하지 않고 절주하면서 술을 먹기 시작한지가 118일이 되었다. 무엇보다 좋은것은 자기 혐오감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술을 먹고 다음날 이불킥을 하면서 후회하는 날들이 정말 얼마나 되었을까.
그리고 자기효능감도 있다. 내가 무언가를 성취한 기분, 다음날이 없어지지 않았다는 기분, 숙취로 하루를 절어서 살지 않아도 되는 기분, 이런 기분들이 나를 절주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최근에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남자친구와 남자친구 가족의 집에서 휴가를 잠깐 보낸적이 있었는데 실수하면 안된다는 생각 탓인지 맥주가 평소처럼 잘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집으로 돌아와서 휴일을 보내는데 술을 절제하지 않고 마구 마시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나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렇지만 다음날 나는 맥주를 마시지 않았고 절주를 한 나의 결정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술을 많이 마시면 뇌속의 도파민은 악마처럼 더 말을 건다 '딱 한잔만 더 마실래'
다행이다. 그 레파토리에 대답하지 않아서.
그리고 또 하나는 코로나가 끝나고 오랜만에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되어 다녀왔다.
정말 꽃같이 이쁘고 사랑스러운 친구들이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술이야기를 무용담처럼 꺼내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로 살고 싶지 않은 스타일의 유형이었다. 술을 적당히 즐기는 선이면 너무 좋겠다. 하지만 내 기준에 너무 과한 무용담이었다.
한참 친구들이 달리고 있는 틈을 타 나는 물을 많이 마시고 일찍 집으로 향했다.
그 친구들을 깎아 내리거나 비난하는것이 절대 아니다. 다만 이제 나의 라이프스타일은 이들과 멀어졌음을. 또 깨달았다.
그리고 이렇게 조절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에게 칭찬을 했다. 이번에는 절주에 성공할 수 있을거 같다.
나는 심리학적인 요인도 함께 쓰고 있다. 주변사람들에게 선언을 하거나 이렇게 소셜미디어에 계속 기록을 남겨놓으면 인간의 뇌는 일관성의 원칙에 의해 자기가 한말은 지키려는 습성이 있다.
나는 그것을 함께 이용하고 있는것이다.
본인의 의지가 혹시 약하다면 이렇게 '선언'하는 방법을 적극 추천한다. 아직까지는(?) 118일을 순항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