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추구하며 묵묵히 걸어가는 삶에 대해.
윌 스미스는 매력적이다. 소처럼 느리게 껌벅이는 선한 눈은 왠지 진실되어 보인다.
그래서 그가 나오는 영화는 찾아서라도 보는 편이고, 대부분 흥미로운 스토리에 진심 어린 연기는 눈을 뗄 수가 없게 했다.
'나는 전설이다'에서 노을이 내려앉기 시작할 때 그의 눈 속엔 수많은 감정도 함께 내려앉았다. 창문 사이로 번지는 아름다운 노을빛에 물들며 개를 끌어안고, 멍한 채 절망적인 표정을 짓는 그의 연기에는 겁에 질린 두려움과 홀로 남은 인간으로서의 외로움이 가득했다. 살고자 하는 마음과 모든 걸 놓고 싶은 엇갈린 두 마음이 하나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뿜어져 나왔다.
'알라딘'에서의 지니는 또 얼마나 유쾌함이 가득했던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유쾌함, 진중한 유머가 있는 사람은 얼마나 멋있는지, 윌 스미스가 지니인지, 지니가 윌 스미스인지 헷갈릴 만큼 건들거리며 웃는 목소리마저 딱이었다. 아이들의 몰입이 정점을 찍던 장면은 단연 호랑이가 등장하던 순간이었지만, 지니의 노래실력과 목소리 덕분에 영화의 멋들어짐이 폭발했음은 아이들의 반한듯한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가장 최근에 보았던 '뤼팽'에서는 또 어떤가? 보란 듯이 사건 현장을 정문으로 유유히 빠져나오며 짓는 표정은 보는 사람마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무심한 듯 만족스러운 짧은 미소는 돌려보고 싶을 만큼 묘한 상쾌함이 있달까.
'행복을 찾아서'의 그는 묵묵히 달리고 넘어져도 다시 달렸건만 늘 빨간불이었다. 억울한 자신의 상황을 합리화하거나 꾸미는 것이 아닌, 받아들이고 해결점을 찾는다. 어두운 밤이 되면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혹시 잘못된 길을 택한 것은 아닌지, 수없이 자책했을 것이다. 몇 겹의 힘든 과정을 버텨내고 마주한 인생의 첫 번째 성공 앞에서 그는 밝게 웃지 못한다. 축하받으며 그저 감사하단 말을 전할 줄도, 기쁨을 만끽하는 법도 모른다.
그저 그의 삶에 주어진 첫 번째 긍정의 신호였다.
환하게 웃으며 합격소식을 전하는 회사의 임원들 앞에서 그의 코끝이 시큰해진다. 곧이어 빨갛게 눈이 충혈되기 시작했다. 눈물이 흘러도 표정은 담담하게 악수를 하고, 회사를 서둘러 나와서 군중들 속에 모습을 숨겨 감정을 토해낸다. 절망의 끝에 마주한 기쁨은 아마도 저런 모습 이리라. 군중 속에 섞인 그의 표정에 그동안의 외로움이 오버랩되어 덩달아 눈물이 허겁지겁 흘렀다. 먹먹해졌다.
쾌락 속에 머무는 행복은 잠깐이지만 간절함의 끝에서 만난 행복은 여운이 깊은 것, 다만 멈추지 않아야지. 내가 가지고 있는 간절한 무언가를 어떤 이유로든 접지 말아야지. 펼치고 날아가버리면, 다시 또 펼쳐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마지막 윌 스미스의 표정을 떠올렸다.
홀딩스 인터내셔널, 금융인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아들아, 누가 넌 할 수 없다고 하면 마음에 담아두지 마. 꿈이 있다면 지켜야 해 "
"네가 해내지 못할 거란 말은 절대 믿으면 안 돼. 그게 나라도 말이야."
"행복을 추구한다고 적어놓은 건 행복을 성취하려고 아무리 애써도 결국 가질 순 없는 것이라는 걸 '토머스 제퍼슨'도 알았단 뜻이겠죠."
인간에게 가장 큰 선물은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크리스 가드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