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친구란
인터넷 상점 北欧暮らしの道具店(호쿠오 쿠라시노 도구텐)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チャポンと行こう>를 팟캐스트로 듣고 있다. 어느 재한 일본인 블로그에서 "이 라디오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듣게 된다"라고 소개한 것을 읽고 일부러 찾아 듣게 된 것이 시작이었는데, 추천받은 대로 너무 좋다. 강아지와 산책하며 듣기에 딱 좋다. 미처 알기 전에 지나간 에피소드까지 거슬러 올라가 다 들어버렸을 만큼 좋아한다.
얼마 전 산책 길에 듣게 된 에피소드에서는 어른의 친구사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직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강아지를 챙기면서 들은 이야기라 워딩 하나하나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친구의 정의란 무엇일까, 에 대해서...
"자주 만나 불만이나 험담 같은 걸 얘기하는 사이라고 해서 친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주 보지는 못해도 가끔 떠올리며 잘 지낼까, 하고 궁금해지는 사람이 친구라고 생각한다."
"어른의 친구란, 이 사람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라고 생각하게 하는 사람인 것 같다."
완벽히 공감했다. 내 친구는 누구일까를 생각해 보면서 들었다. 거기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라는 전제 위에 친구가 성립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희망적이기도 했다. 근 몇 년간 기존에 쌓아온 모든 것에서 멀어져 버리는 바람에 가라앉아 있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