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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제주 그 섬

금 오름

제주 오름에 오르다 2편

by 바람


두 번째로 소개할 오름은 금오름이다. 지난번 소개한 새별오름과 이번에 소개하는 금오름은 모두 제주 서쪽에 있다. 새별오름에서 금오름까지는 자동차로 약 15분 정도 걸린다. 두 오름 모두 가볍게 오를 수 있으므로 반나절이나 하루 일정으로 다닐 수 있다. 금오름은 분화구 부분에 내려가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오름 중 하나이다. 대형의 원형 분화구와 산정화구호를 가지고 있어서 백록담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한다.


20211021_034216140_iOS.jpg 금오름 입구 안내문


금오름은 새별오름과 마찬가지로 지방도로 근처에 있어서 진입하기 수월한 편이다. 다만 금오름 주차장은 새별오름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다만 위쪽과 옆쪽에 공터가 있어서 그럭저럭 차를 댈만하다. 주차장 근처에 푸드트럭이 두어 개 있었는데 항상 영업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갔을 때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주차장이 다 차면 들어가는 진입로 쪽에 차를 대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만 그 주변에 무슨 건물을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카페가 아닌지 싶다. 내가 갔을 때는 공사차량이 왔다 갔다 해서 상황이 좋지는 않았다. 그나마 오름 산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아서 그런지 주차장의 차들은 자주 빠져나가는 편이므로 혹시 자리가 없으면 조금 기다려보는 것도 좋겠다.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제각각일 듯하다. 최단코스로 올라가서 바로 내려오면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분화구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분화구 아래까지 내려갔다 오면 40~50분 정도 소요된다.



20211021_034125770_iOS.jpg 금오름 입구의 생이못


진입로에 작은 연못도 있다. 생이못이라고 하는데 자주 마르는 못이어서 생이(새)나 먹을 정도의 물 또는 새들이 많이 모여든 들어 먹던 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안내문이 너무 낡았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오름인데 정비 좀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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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과 산길로 이어지는 안내문

진입로에 들어서면 희망의 숲길이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저 안내문의 오른쪽으로 오르면 유모차를 끌고도 올라갈 수 있는 편한 길이다. 왼쪽으로 가면 가파른 산길로 올라가게 된다. 언제나 나의 선택은 가파르게 올라가고 완만하게 내려오는 것이다. 왼쪽 산길로 접어든다. 한동안 천천히 올라가는 숲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내 오르막 산길이 나온다.



20211021_035342922_iOS.jpg 올라가는 중간에 펼쳐지는 경치


늘 그렇듯이 올라갈수록 경치는 좋아진다. 헉헉 대면서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보면 저 멀리 수평선이 보인다. 뒤돌아서 확인하지 않으면 여기가 북한산인지, 제주도인지 헛갈릴 수 있다. 그런데 중간에 어느 구간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길이 아닌 듯 아슬아슬하게 등산로가 이어진 구간도 있다. 그런 구간은 가파르기도 심해서 조심해야 한다.



20211021_040422349_iOS.jpg 산길을 벗어나면 만나게 되는 모습


그럭저럭 10여분 헉헉대며 올라가면 길이 환하게 트이면서 정상부근으로 나오게 된다. 여기서부터는 분화구 둘레길을 한 바퀴 걸을 수 있다. 분화구를 바라보고 왼쪽길을 선택해 좀 더 높은 쪽으로 향해 올라가다 보면 통신탑 같은 것이 흉물스럽게 있다. 그 옆으로 길이 나 있다. 이런 아름다운 오름에 통신탑이 어인 일인가 싶다. 



20211021_040938873_iOS.jpg 금오름의 분화구


통신탑을 지나면 살짝 숲길 내리막이 나온다. 조금만 내려다가 보면 오름의 분화구가 한눈에 보인다. 오름 분화구 주변으로 길이 나 있으므로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작은 백록담이라는 건 좀 과장인듯하지만 그래도 분화구와 주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서 참 좋다.



20211021_041405754_iOS.jpg 분화구 웅덩이


분화구 중앙으로 내려가볼 수도 있다. 가운데는 물기를 머금고 있는 웅덩이가 있고 주변에는 잡초들이 자라고 있다. 가까이 가보면 별거 없는 웅덩이인데 용암이 분출된 분화구라고 생각하니까 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주변에 사람들만 없다면 외계의 어느 행성 같은 느낌이랄까? 외계의 행성에 가본 적도 없으면서... 어쨌든 분화구 주변으로는 길들이 있어서 한 바퀴 돌아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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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름 동굴과 멀리 보이는 통신탑


분화구에서 올라와 다시 분화구 둘레길을 한 바퀴 걷다 보면 금오름동굴안내문이 나오는데 솔직히 내가 알고 있는 동굴과는 많이 달라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낮은 웅덩이 같은 것을 파고 들어간 것을 동굴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천천히 걷다 보니 아까 보았던 통신탑이 반대편에 있다. 분화구 주변을 걷기 좋게 야자수매트를 깔아 두어서 어린아이들도 신나게 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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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돌고 내려가는 길 쪽에 이런 안내판이 있다. 금오름을 기준으로 해서 보이는 여러 오름들의 위치가 나와 있다. 저 멀리 한라산이 살짝 구름에 가렸다. 이렇게 보니까 정말 제주에는 오름이 많다는 걸 알겠다. 그런데 여기 번호만 있고 이름이 새겨지지 않은 것들은 무엇일까? 이름 없는 오름들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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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런 편한 길로 내려간다. 그런데 금오름 주변에 농장이나 축사가 있어서 그런지 거름냄새가 심하게 난다. 오름의 중간 이상으로 올라가면 냄새가 나지 않지만 입구 쪽에서는 냄새가 역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조금만 참고 올라가 보자 올라갈만한 가치가 있는 오름이다.

금오름은 분화구를 내려가볼 수 있어서 참 재미있는 오름이었다. 분화구 둘레길을 걷는 것도 잘 정비되어 있어서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제주 서쪽을 여행한다면 새별오름과 금오름을 올라가 보면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오름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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