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9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겨울, 산타모니카 비치

by 무량화 Dec 28. 2024
아래로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얏호! 쾌청한 날씨를 접한 게 며칠만인가.

간만에 캘리포니아다운 새파란 하늘을 만났으니 응당 태평양을 배알 하러 가야지.

서둘러 산타모니카 비치로 달려갔다.

달리는 내내 심장이 두근댔다.

뭐야! 님마중이라도 가는 거야?

웃겨, 정말!

바다 보러 가면서 가슴이 뛰다니.


이처럼 난 여태껏도 철딱서니 없이 나잇값 못하고 산다.

허나 아무렴 어때?

제 흥에 취해 사는 것도 이 나이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을.


브런치 글 이미지 9
브런치 글 이미지 10
브런치 글 이미지 11
브런치 글 이미지 12


산타모니카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그 모습 그대로 날 기다려줬다.

어디 가서 뭐 하느라 까무룩 잊은 채 도통 찾지 않았어?

야속도 하련만 눈 한번 살짝 흘기고는 너른 품 열어주는 무던한 바다.

역시 태평양은 태(太) 자에 걸맞게 큰 바다구나.

우리만 야단법석 호들갑 떨며 잃어버린 삼 년 만들었나?

그런 세월이 과연 있기나 했던가 싶게 천연덕스럽기는 바다만이 아니다.

산타모니카의 겨울, 해변을 찾아와 노니는 인파 여전했으며 서퍼도 여전히 파도와 놀았고 피어엔 여행객과 장사꾼 여전스레 붐볐다.


파도 여일하게 밀려드는 산타모니카 비치는 전과 조금치도 달라진 게 없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3
브런치 글 이미지 14
브런치 글 이미지 15
브런치 글 이미지 16
브런치 글 이미지 17
브런치 글 이미지 18


해변의 길손 되어 파도소리 더불어 모래톱에 길게 발자국 찍었다.

바다 멀리까지 뻗어나간 피어, 상가와 식당도 있고 놀이공원도 있고 낚시꾼도 있고 숱한 여행객들 구름 떼 같이 흐른다.

데이트족도 있고 버스킹도 하고 마술도 펼치고 초상화도 그려주는 등 활기 넘쳐나면서 무한 자유로운 공간.


미국 국도의 어머니로 불리는 루트 66의 종착지인 산타모니카 피어에서 꿈꾸듯 노래 부르는 여인 앞에서도 한참 서있었고.


넓고 단단한 교각이 끝나는 곳까지 한눈팔며 오래오래 걸었다.

도심과 비교적 가까워서 자주 찾던 곳이라 친근한 주변 풍경들.


브런치 글 이미지 19
브런치 글 이미지 20
브런치 글 이미지 21


우기를 맞아 걸핏하면 흩뿌리던 비 걷히고 하루 반짝 개이자 대기 맑아 상쾌하기 그지없는 날씨.

퇴색되지 않은 열성으로 사진과 동영상도 열나게 담았다.

모처럼 무진무진 모랫벌도 걷고 시원한 바닷바람 쐬며 몇년 치 놓친 걸 벌충이나 하듯, 기분 좋게 하루 오롯이 즐겼다.

태평양 파도소리, 쏴아 철썩! 최대한 한껏 엔조이하고는 다시 돌아와 만날 날을 약속하며 작별인사 나눴다.


브런치 글 이미지 22
브런치 글 이미지 23
브런치 글 이미지 24
브런치 글 이미지 25


작가의 이전글 한라 산록 설경 방문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