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의 맛있는 이야기, 두번째
결혼 후, 명절에는 너무 많이 먹게 된다.
시댁과 친정을 오가다보니 그런 듯 하다.
이번 설에는 마치 돼지처럼 사육당하는 느낌이었달까...
더부룩한 속을 달래기 위해 어제 만들어놓은 누룽지를 먹기로 했다.
누룽지에는 백미, 7분도미, 기장이 들어있다.
노오랗고 작은 기장을 듬뿍 넣었다.
허허 동의보감 책에 의하면,
기장은 상식하면 소화기가 약한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고 한다.
기장에게 희망을 가져보기로 한다.
숭늉은 진득하게 밥물이 나올 때까지 끓인다.
쌀밥은 오래 끓이다보면,
가운데에 걸쭉한 밥물이 모여들게 된다.
허허동의보감 책에서는,
이 밥물이 정미로운 액체로써,
에너지를 준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더 할 것이 바로 '된장'이다.
몇일 과식을 했더니 장에 유해균이 많아진 모양....
유해균은 유익균과 반대되는 균으로써
장의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유해균이 많아지는 것은 방귀 냄새로 알 수 있다.
최근 지독한 방귀 냄새로 인해
남편 뿐만 아니라, 나도 내 방귀냄새에 도망을 치곤 했다.
돼지스컹크가 된 느낌...
유익균을 다시 살리기 위해,
유산균이 가득한 된장을 먹어보기로 한다.
본래 콩은 잘 소화가 되지 않는다.
삶아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콩이 소화를 잘 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발효'과정을 거치는 것.
발효음식에는 유익균 중 하나인 유산균이 많이 살아있다.
된장은 소화를 도울 뿐만 아니라
장내 유산균이 많아질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 몸을 위한 음식은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유산균 목적으로 된장을 섭취하고 싶다면,
누룽지가 다 끓고 난 후, 적당히 뜨거울 때 그릇에 옮겨
풀어주는 것이 좋다.
너무 끓이면 유산균이 파괴된다나 머래나..
나는 항상 수분이 가득한 요리에는
굵은 소금을 한꼬집 첨가한다.
아버지가 주신 3년 묵은 천일염은
단맛이 좋아 요리의 맛을 살린다.
짠맛보다 단맛을 위해 넣는다.
알려진것과 달리 천일염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처럼
큰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나는 불순물이 많고, 효능이 비슷하건 간에...
맛때문에 천일염을 첨가한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이렇게 코리아 트레디셔널 스프 (전통 수프)가 완성되었다.
이 누룽지 식사는 과식한 지난 날에 대한 반성의 의식이다.
그리고 다시 新장으로 태어나겠다는 희망의 의식이기도 하다.
우리는 너무 많이 먹는다.
디톡스를 준비하면서도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한다.
디톡스의 본질은 '비우는 것'이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비우느냐를 더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덜 먹고 덜 소비하는 것이 답이라는
어떤 쉐프의 말을 떠올려본다.
영상으로보는 두번째 맛있는 이야기
https://www.youtube.com/watch?v=6m1aH0CPA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