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늘 잘 있기에
눈물도 흘릴 수 있었다
슬픔을 달래야 한다던 너에게
바다를 쥐어주려고
나는 기억 속 파도의 소리를
꾸역꾸역 더듬는다
바다는 멈추는 법을 알아내고
내가 너를 그리고 파도를 감싸 안을 수 있어
비로소 잠기는 꿈을 꾸었다
던져지고 떠오르는
파르르 온몸을 비틀며 떠오르는
편지를 그래 편지를 쓴다
흙을 고르고 나서야 밥을 먹는 사람처럼
막걸리를 아니 바다를 파도를 마신다
밀려온다 하염없이 끝도 없이 넘겨낸다
살아있다는 감각을
바람이 깨워주는 하루를 보냈다
*이병률의 『바다는 잘 있습니다』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