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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eom Jun 15. 2021

디지털 패션과 NFT의 결합

ALWAYS DIGITAL, NEVER PHYSICAL

 


ALWAYS DIGITAL, NEVER PHYSICAL
SHOWING THE WORLD THAT CLOTHING DOES NOT NEED TO BE PHYSICAL TO EXIST

                                                                                                                 -The Fabricant



The Fabricant라는 네덜란드 디지털 패션 회사이다. "ALWAYS DIGITAL, NEVER PHYSICAL"이라는 극단적인 캐치프라이즈를 내걸고 있는 이들은 여러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하고 독특한 프로젝트를 펼쳐나가며 디지털 패션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언더아머, 퓨마, Tommy Hilfiger 등의 유명 브랜드들과도 협업하며 콜라보 제품들을 내거나 해당 브랜드 제품 제작에 3D 기술을 지원하는 행보를 보인다.


블록체인 마켓에서 9500달러에 판매한 디지털 드레스                                                
The Fabricant 제작 디지털 데님  /  Bufflo Lundon X The Fabricant Shoe

 

 디지털 패션은 물리적인 조건을 갖출 필요 없고 꼭 기성 유행에 맞춰 옷을 만들 이유가 없다. 이러한 초현실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의 디지털 패션 작업물들을 매우 재밌게 보고 있던 와중에 패션 업계에서 NFT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동향을 파악해보고자 했다. 희소성과 소유권이라는 개념이 매우 중요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 NFT는 탐나는 미래 식량이 아닐 수 없다. 디지털 패션으로의 진입을 위해 물꼬를 틀어줄 NFT를 이들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The Fabricant X ADIDAS X Karile Kloss - Making Strides

The Fabricant X ADIDAS X Karile Kloss - Making Strides


 The Fabricant와  아디다스, Karile Kloss라는 모델이 협업한 프로젝트이다. 사진과 같은 3D로 구현된 후드 형태의 의류가 담긴 오픈소스를 제공하고, 디지털 패션 디자이너들이 이 오픈소스를 재해석한 작품들을 공모하는 프로세스다.


 이러한 공모작 중 TOP20은 NFT아트마켓인 Known Origin에 올려져 판매된다. 판매된 금액은 공모한 아티스트에게 주어지고, NFT 구매자들에게는 모델 Karile Kloss가 설립한 Kode with Klossy에 자발적인 기부가 장려된다. Kode with Klossy는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코딩 교육을 운영하는 단체이고, 이 수익금도 무료 코딩 캠프 자금으로 쓰인다.


Known Origin에서 거래된 Top20 공모작들












 GUCCI X ZEPETO Collection


 


이미 패션과 NFT의 결합은 모두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나 명품 브랜드 구찌가 NFT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지가 강한데, 네이버 제트(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제페토에 구찌 컬렉션을 구현해 화제가 되었다. 패션 브랜드들의 미래 핵심 고객이 될 Z세대들은 로블록스, 제페토, Decetraland 등의 디지털 세계에 이미 매우 익숙한 세대들이다. 때문에 구찌의 이러한 노력 외에도 발렌티노(Valentino), 마크제이 콥스(Marc Jacobs)가 동물의 숲 컬렉션을 출시하는 등 패션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제품을 디지털 세계 내에 녹여내기 위한 노력으로 분주하다. 그리고 이러한 디지털 패션 제품들의 존재가치는 NFT를 통해서 증명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오프라인에서도 명품 브랜드 제품에는 항상 이것이 진품임을 증명해주는 보증서가 동봉되듯이, 희소성과 소유권이 매우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까지는 암호화폐를 통해 패션 아이템에 대한 소유권이 거래된 것은 아니고 메타버스 속 자신의 아바타가 의류들을 착용해보는 정도기 때문에 NFT를 활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제페토나 로블록스같은 메타버스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가 아니라 독립된 운영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 때문에 NFT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구찌와 같은 현실의 럭셔리 브랜드가 메타버스에서 구현됨으로써 패션이 현실과 디지털 두 영역에 유동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한편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Decentral Land에서는 이미 메타버스 내 의류 아이템이 이더리움이나 바이낸스 등의 암호화폐로 거래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후드티 중앙에 'Binance'가 프린팅 되어있는 것처럼 심미성을 갖춘 패션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다. 앞으로 실제 의류 진열대를 보는듯한 세련된 판매 리스트 인터페이스와 '패션'이라 부를 법한 디자인을 구축해나간다면 이미 자신의 미적 기호에 맞게 활발히 작품을 거래하고 있는 NFT 아트마켓과 같이 NFT 패션 마켓도 주류 NFT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메타버스와는 별개로 구찌는 올해 4월쯤 Vogue Business를 통해 NFT 출시에 대한 의지를 언급했다고 하니 그러한 변화가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나가는 것 같다.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Decetraland 웨어러블 마켓



 











 그외 Fashion X NFT



Gentle monster X AES+F 아트워크 SuperRare판매






RTFKT X ATARI 버츄얼 스니커즈 NFT 판매






명품 시계 제조업체 jcob & co NFT 시계 판매






Crypto Kickers

패션 영역에서 희소성이 굉장히 중요한 한정판 스니커즈 수집문화와 NFT의 결합이 매우 적극적이다.

Crypto Kickers라는 NFT스니커즈 컬렉션. Opensea에서 매우 잘 팔린다.


           








1. Digital Fashion의 저변 확대


2. 메타버스에서 착용되는 Virtual 의류 NFT 마켓


3. 패션 브랜드 광고 마케팅의 일종


4. 명품 브랜드 한정판 제품의 보증서 NFT


5. 수집품으로서 디지털 패션


 이렇게 패션과 NFT의 결합은 몇 가지 유형으로 정리된다.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디지털 패션이 확장성을 갖게 된 것이다. 물론 기존의 디지털 패션도 의류의 샘플 이미지를 3D로 구현하며 디자인에 활용되고,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시도된 디지털 패션쇼를 비롯해 다양한 마케팅에 적극 활용되고 있었다. 생산자재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는 친환경적인 이점이나 3D 이미지가 주는 강렬한 시각적 어필을 통해 소비자들도 디지털 패션을 매우 각광받는 미래 패션산업의 한 영역으로 인식해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패션은 전시장에 가서 먼발치에서 감상하는 예술품과 다르게 쇼핑몰에서 구매하고 실제로 몸에 착용하는 기능적인 요소가 수반되어야 했다. 즉 그것이 반드시 소비되고 유통되지 않는다면 그 존재가치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디지털 패션은 Physical 패션의 수단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NFT와의 결합을 통해서 디지털 패션도 실물 의류로 제작되는 과정을 생략하고 직접 유통될 수 있는 시스템을 얻게 되었다. 메타버스에서 자신의 아바타가 착용하는 Virtual 패션, 그리고 단지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존재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Collection으로서의 패션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제 막 패션업계에서 상용하고 있는 디지털 패션의 성장 속도는 NFT와의 결합으로써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머지않은 미래일지 모른다. 아바타로서 친구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옷장에서 디지털 구찌 재킷을 걸쳐 입고, 메타버스 쇼핑몰에서 디지털 패션 의류들을 이더리움으로 결제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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