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보풀의 생일선물

3. 다시 시작

by 장지영

“동전, 네가 빨간 보풀에게 말을 걸어줘서 재미있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어. 고맙다. 그리고 생일 축하해! 빨간 보풀 너도 생일 축하해!”

머리카락 뭉치도 한마디 합니다.

“나도 여기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모여 있을 줄은 몰랐어! 지금껏 얼마나 재미있는 친구들인지 몰랐던 게 아쉬워. 동전 네 덕분이야. 너랑 빨간 보풀. 둘 다 생일 축하해. 그리고 아까는 화내서 미안해.”

“모두들 고마워. 친구들이 이렇게 많이 생긴 건 처음이야! 장롱 밑도 나쁘지만은 않네.”

동전의 얘기에 장롱 밑 친구들은 다들 빨간 보풀처럼 제자리에서 폴폴 거렸습니다. 다들 폴폴 거린 탓에 먼지가 날려 무거운 구슬과 동전도 폴폴 거리는 듯 보였습니다.

그때 갑자기 어두웠던 장롱 밑에 빛이 쏟아졌습니다. 그동안 꿈쩍도 않던 장롱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앗, 눈부셔!”

“이게 웬일이야!”

“장롱이 움직였어!!”

모두들 들떠 소란스럽던 장롱 밑이 갑자기 얼음땡이 됐습니다.

“빨간 보풀아, 장롱이 움직였어! 빛이 들어와!”

“그러게 동전아, 정말 눈부셔.”

“어? 빨간 보풀아, 네 몸이 둥둥 떠 있어!”

“어디론가 날아갈 때가 됐나 봐. 내 몸은 너무 가볍거든.”

“빨간 보풀아,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 우리 또 다시 만나자!”

“그래 동전아,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빨간 보풀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으아~ 완전 무거워. 이걸 왜 옮기자고 한 거예요?”

“저 먼지 봐라, 먼지!”

“헉! 진짜 많다! 장롱 밑이 이렇게 먼지가 많을 줄이야.”

“아까부터 계속 먼지 폴폴 날리더라니…. 큰 맘 먹고 대청소하길 잘했지.”

“돈이다!”

“뭐?”

“오백 원짜린데 굉장히 반짝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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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은 아이의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동전은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태어나길 정말 잘했어! 정말 즐거운 생일이야!”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한 사람들 사이에 빨간 보풀은 불리고 불려 어느새 창가에 올라앉아 목도리였을 때 늘 두르고 다니던 아이가 동전을 주머니에 넣는 모습도 지켜보았습니다.

「드르륵」

창문이 열렸어요. 빨간 보풀은 다시 들썩이기 시작합니다. 열려진 창문을 넘어 온 봄바람을 타고 빨간 보풀은 어디론가 가볍게 폴폴 날아갑니다.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일이라도 괜찮습니다. 태어난 이상 기다리면 즐거운 일은 항상 찾아오니까요.


<빨간 보풀의 생일선물,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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