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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Oct 24. 2021

8. 부당한 악덕 상사에게 원킥을 날리는 방법

사람들은 소소하게 서로 다른 형태로 싸움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상대를 이길지 고민을 한다. 상대가 이견(異見)을 말하면, 반증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상대가 요청을 쉽사리 들어주지 않으면 상대에게 앙갚음 하기 위해 칼을 갈고, 상대가 추궁하면 역공을 하기 위해 머리를 굴린다. 사람들은 서로 싸움을 통해서 자신이 해야할 업무를 성공리에 완수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이기든 지든 싸움의 과정을 통해서 성장해 간다. 뿐만 아니라 서로 충돌하고 절충하는 과정을 통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게 되어 상대를 대할 때 상대를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조직 발전을 위한 좋은 방법들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싸움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생의 어느 순간부터 양보하고 타협하는 것이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하여, 이런 의식이 수년 동안 머리에 박혀 있어서 말과 행동을 통해 “나는 싸움을 좋아하지 않아요” 라는 신호를 상대에게 전달한다. 상대와 의견이라도 충돌하면 불편한 갈등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서로의 절충점을 찾아가기 보다 내가 우선 한 발 물러나고 양보하며 좋게 좋게 넘어가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결정이 상대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방법이고 조직 생활의 피스메이커라고 착각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상대와 조직의 성장을 정체시키는 장본인이다. 상대와 의견이 충돌하거나 맞지 않는 일이 있으면 그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 고민을 하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되지만 상대는 이런 기회의 입구 조차 진입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로 가득찬 조직은 조직원의 성장 가능성을 방해하고 나아가서는 조직의 정체성을 초래한다. 


싸움을 회피하곤 했던 나의 순진했던 시절, 상사나 동료로부터 싸움을 회피하는 것이 처음에는 상대와 좋게 좋게 갈등이 해결되는 것 같아서, 좋아 보였지만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서 나의 뒤통수를 치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상대가 싸움을 걸 때는 상대를 견제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싸움에 임해야 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고, 상대가 동료이든, 상사이든 간에 상대의 직위에 관계 없이 말이다. 


싸움에 임한다는 것은 분노의 감정을 폭력이나 욕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나 나를 함부로 보지않도록 전략을 구상하고 그 전략을 용기 있게 시행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상사의 싸움에 응할 용기가 나지 않지만 한 번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수월해진다. 좋은 습관이 쌓이면 습관이 자동적으로 몸에 베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10년 전 상사와 미팅룸에서 2시간 동안 회의를 한 적이 있었다. 나는 대리였고 상대는 차장이었다. 고객과 미팅 결과에 대해서 상사에 게 보고하고 고객 요청 사항에 대응하기 위해 어떻게 할지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최종적으로 상사의 판단과 지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한 미팅이었다. 


고객과 미팅 결과를 보고하고 상사는 이것 저것을 물어보기 시작했고 고객과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상사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처음에는 차분한 분위기로 회의가 시작됐다. 회의 시간의 중간쯤 도달하면서 고객과 회사의 입장을 고려하여 고객 요청 사항을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응해야 할지 의견을 제안했다. 상사는 내 의견을 듣자마자 끝까지 듣지도 않고 중간에서 끊어버리며 어리석은 의견이라고 일축하며 자신의 의견에 따를 것을 강요했다.


 상사의 의견에는 근거도 없어 보였으며 자신의 지시를 따르라고 강요하는 태도에 갈등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상사와 좋게 좋게 지나가기 위해서 "알겠습니다. 지시한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물러설지 혹은 “차장님의 의견은 무슨 근거를 두고 있는지요?”라고 물으며 상사의 의견에 반박을 할지 고민을 했다.


 상사는 자신의 의견에 대해서 부하들이 다르니 의견을 내면 언성을 높이며 고압적으로 상대를 위협하고 깔아뭉개는 독재자 같은 사람이었다. 짧은 몇 초 동안 고민을 하면서, 지금 이 상황에서 물러서면 얻을 수 있는 득보다는 잃을 수 있는 실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득이라고 한다면 상사의 노여움을 사지 않는 것이었고, 실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상대와 대립을 피하기 위해서 양보하고 물러서는 행동이 습관화 되고 상사의 꼭두각시 노릇을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번에는 절대 물러서서는 안된다는 결심을 했다. 이 전에도 이런 결심은 있었지만 상사의 위협적인 태도에 압도되어 계속 물러나는 형세가 지속되어 있었다. 


상대의 의견이 납득이 가지 안아도 함부로 반문을 했다가 상대의 심기를 건드려 상대가 기분이 나빠져 나를 해코지하는 않을까 하는 겁보의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하게 지내는 것이 직장 생활에 필요한 처세의 법칙이라고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상사의 태도에 내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시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가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누군가 말했다. "항상 도망치는 사람에게 탈출구는 없다."


나는 이 번에 상사와 결전을 하기 위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내가 그동안 연습한 싸움의 준비를 했다. 

첫 번째로 감정을 침착하게 다스리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상사나 동료가 화를 내면 나도 모르게 곧 바로 당황하고 감정에 휩싸여서  생각에도 없는 말로 반박을 하여 더 추궁을 당하곤 했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침착하면 살아남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싸움의 첫 번째 기술은 침착함이었다.  


두 번째로 상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는 것이었다. 싸움에서 승리를 좌우하는 것은 기싸움이다. 기싸움은 서로의 눈에서부터 시작한다. 상대의 위협적인 눈에 고개를 숙여 눈을 피하는 것은 "나는 겁이 났어요." 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반면에 상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는 것은 상대에게 "나는 무섭지 않아요."라는 신호를 전달해 주는 것이다.


세 번째로 태연한 표정으로 얼굴에 아주 살짝 웃음을 지었다. 상대의 공격에 주눅 들지 않고 매너 있게 상대의 공격에 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힘든 상황에서 조차 여유가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네 번째로 반박의 논리를 천천히 느긋하게 생각하면서 정확하고 똑바른 발음으로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너무 빠르게 말하면서 말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천천히 정확하게 말하는 것은 상대에게 전혀 상대의 공격에 동요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다섯 번째로 말투의 매너는 지키되, 상대가 언성을 높이면 나도 매너는 지키면서 목소리의 볼륨을 높였다. 상사 앞에서 큰소리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상사의 목소리 볼륨에 맞춰서 나도 목소리 볼륨을 높고 낮게 조절하며 상대에게 나의 화난 감정을 전달해주는 것이었다.  


여섯 번째로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았으며 상사의 지적에 대해서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상사에게 반박하는 것이 버릇이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을 하면서 상사는 나로부터 사과를 받아내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전 같았으며 상사와 언쟁은 해도 언쟁의 끝에서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인정을 하면서 상사의 체면을 세워주었지만 그것이 상대를 잘 못 길들여 왔음을 깨달았다.


 일곱 번째로 싸움을 즐기려고 생각했다. 어차피 직장 생활은 항상 어려운 일들이 눈 앞에 닥치고 동료들과 갈등이 빈번히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떤 상황과 혹은 어떤 사람들과 수시로 싸움을 해야 한다. 직장 생활에서 싸움과 도전을 두려워하면 직장 생활은 지속할 수 없다. 나는 상사가 화를 내고 무시할 때 맞붙는 것을 즐기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여유롭게 상사의 공격을 받아 치고 상사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게 되었다. 싸움도 습관이 되는 것을 그 때서야 알게 됐다. 


여덟 번째로, 싸움이 끝나고 상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집어치워 버렸다. 상대를 불편하게 하면, 상대가 이후에 언짢아 할까 고민도 했었지만 상사가 나때문에 언짢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집어 치워버렸다. 


 이후 우리는 한 바탕을 싸우고 다시 평온의 일상으로 돌아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서로를 대했고 상사도 나의 행동에 약간은 놀란 듯 나를 대하는 태도가 조심스러워 짐을 느낄 수 있었다. 상대와 싸우면 사이가 나빠질까 봐 혹은 그동안 좋았던 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질까 봐 두려워서 싸움을 회피하고 먼저 물러선다면 더 이상 상대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없게 되고 무시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우유부단하거나 착한 사람들이 회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항상 당하고 착취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싸움을 싫어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상대로부터 겁쟁이 취급을 받는다.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싸움에 응수한다면 상대는 그에 걸맞는 더 높은 수준의 싸움을 걸려고 할 것이고, 그 싸움에 응수하기 위해 더 단련되고 맷집이 붙게 된다.   

 

 싸움을 회피하는 것은 착한 것도 아니고 둥글둥글한 좋은 처세 방법도 아니며 자신을 포장하는 비겁한 변명이라는 것을 자각하길 바란다. 


[미션]

-상사의 행동 중 불합리했던 것과 그렇지 않았던 것을 구분해 보자. 

 상사의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했는지 되돌아 보고,

 앞으로 어떻게 상사를 대할지 전략을 생각해 본다.


-상사에게 대꾸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있겠지만 감정을 다스리면서 

 침착하게 대꾸를 해보자. 거기서 상사의 언성이 높아지면 더 침착하게

대꾸를 하며 자신의 용기를 시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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