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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Oct 24. 2021

17. 퇴사할 때는 기분 좋은 척 떠나세요.

퇴사를 할 때 자신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을까 봐 말없이 퇴사를 하거나 정든 직장에서 자신이 떠나면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서운해할까 봐 퇴사를 하기 전 쓸데 없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퇴사를 하면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든 상관하지 않고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며 퇴사를 하면 된다.


 퇴사자가 진상 상사든 일 못하는 고문관 동료든 예의 없는 부하든 아무런 인사 없이 퇴사를 하면 그동안의 나쁜 이미지가 더 나빠질 뿐이다. 평소에 이미지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퇴사의 기회는 이미지를 반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옛날에 다니던 회사에 K 부장이 있었는데 회사에서 악랄한 사람으로 통하는 사람이었다. 부하의 잘못을 어떻게든 찾아내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부하를 짓 밝아 버리고 동료의 사소한 잘못을 지적해서 동료에게 무한한 창피를 느끼게 하면서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뻔뻔한 하류급 인간이었다.


양심도 없고 사람에 대한 정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퇴사를 할 때 즈음이 돼서 이 사람의 행동이 일시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대하고 농담도 하고 부하가 실수해도 웃으면서 앞으로 잘하라고 격려를 해주고 회의에서도 상대의 발언이 자신의 의견과 틀리거나 논리의 허점이 보여도 날카롭게 지적하지 않고 상대의 발언에 대해서 공감하는 척을 했다.


퇴사를 앞두고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지금까지의 행동과 정 반대의 행동을 보임으로써 나쁜 이미지를 불식시켜 버리고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려는 의도를 간파할 수 있었다. K 부장의 이미지 반전 노력에 대해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퇴사를 하지만 지금 회사의 사람들과 완전히 관계가 끝나지 않고 같은 업계로 이직을 하면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좋은 평판을 심어주고퇴사를 하려는 것이었다. 


마지막 퇴사 당일에는 동료들에게 초코파이를 하나씩 주고 초코파이 봉지 위에는 메모지까지 붙여 두었는데, 

 "그동안 못 되게 행동한 부분도 많았지만 이해해 주고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라겠습니다."


개인에게 한 명 한 명 수기로 메모지를 붙여 둔 것이었다. K 부장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사람들은 어리둥절 했지만 K 부장에 대해 약간은 용서가 생기고 다음 번에 봐도 모른 채 안 하고 그냥 인사 정도는 하고 싶은 생각도 들게 되었다. 회사의 악랄한 진상들은 어디를 가든 생존 능력과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이 뛰어나며 퇴사를 하는 시기에 이미지 반전을 보여줌으로써 지금까지의 과오에 대해서 사람들로부터 용서를 구하고 자신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노력을 한다. 환송회를 해준다고 하면 마다 하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아 작별의 아쉬움을 표현하며 그들이 세운 원칙에 맞게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문관이나 내성적이고 일을 못해서 주변으로부터 평가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퇴사를 할 때 아무 말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남겨진 동료로부터 좋지 않은 인상이 영원히 각인되며 퇴사 후에도 욕을 먹게 된다. 그리고 동종 업계로 이직을 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게 된다.  과거 회사의 동료들의 입 소문을 통해 이직한 직장에서 조차  "왕 따 " 취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담아서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할 것 까지는 없지만 자신이 할 것은 다 하고 퇴사를 하는 것이 퇴사 후에도 같은 업계에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좋은 선택이다. 작별 인사를 하고 환송회를 베풀어주면 기꺼이 응하면 된다. 사람들에게 했던 행동들이 미안하거나 혹은 자신이 과거 이미지가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자신을 나쁘게 평가한다고 생각해서 마지막까지 말없이 사라지는 사람은 평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나쁜 사람으로 영원히 기억된다.


유종의 미를 거두라는 말이 있다. 유종의 미는 잘 해왔던 것을 끝까지 잘하고 끝내는 것도 있지만 못해왔던 것을 끝에서는 잘 마무리하고 끝내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의미가 있기도 하다. 나쁜 사람, 일 못하는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기억되어 왔어도 퇴사하는 몇 일간의 시간을 통해서 이미지 반전은 가능하기 때문에 퇴사는 이미지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미션]

-퇴사를 하면 모든 것이 끝이다. 

 나를 괴롭히던 사람 앞에서, 무시하던 사람들 앞에서 이제는 뻔뻔해 지자, 

 퇴사하는데 뭐가 더 두려울 것이 있는지?

  퇴사를 이용해서 지금까지 당신이 가졌던 이미지를 바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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