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에서 시작하여 소통으로 끝나는 고액모금

고액모금을 하면 할수록 소통의 중요성을 느낀다. 사실 꼭 고액모금이 아닐지라도 업무를 하다 보면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경험하는데,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적절하게 소통을 할 수 있는 지, 상대방의 요청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의 업무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고액 모금 업무는 특히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의사소통을 해야하는 이해관계자가 많을수록 더욱 그러한 것 같다.얼마 전 한 고액후원자님에 대한 업무를 팔로업 하다가 정말 소통을 해야하는 대상자가 많다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 내외부, 그 어느 소통도 소홀할 수 없는 것이 고액후원업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1.   내부 관계자 소통

대중모금과는 달리 고액모금의 경우 한 사람을 위한 맞춤사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사업팀과의 잦은 소통이 이루어진다. 후원자님에 따라 요청내용이 다를 수 있고 사업팀에서 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기에 사업 담당자에게 후원자님의 뜻과 생각을 전달하고 때로는 설득이 필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액모금 담당자가 전국적으로 흩어져있는 경우, 전반적인 고액모금의 결을 맞추기 위해, 그리고 서비스 퀄리티의 평준화를 위해서도 내부 소통이 필요하다. 자칫 담당자의 성향으로 인해 결과물의 차이가 커질 수 있는 영역이 고액모금이라 이 부분은 더 필요하다.

그 외에도 팀 내 업무 분장에 따른 담당자간 소통, 홍보 담당자, 기업 담당자와의 소통 등도 신경을 써야한다.

2.   리더십 소통

고액모금이 본질에 가까워질수록 고액모금의 main player는 리더십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후원자님을 위한 자료들, 기타 예우를 위한 준비부터 세부 전략 등을 모두 리더십에 맡아서 하기는 쉽지 않기때문에 실무팀에서 담당해야 한다. 특별히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후원자님과 소통을 해주셔야하는 지, 소통의 톤&매너 등을 사전에 리더십과 논의해야한다. 실제로 도구를 준비하는 사람과 준비한 도구를 갖고 소통하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예민하면서도 꼼꼼하게 확인해야할 것이다.

또한 후원자와의 미팅에 실무자가 동석을 하는 경우는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리더십이 미팅 내용을 실무팀에 잘 전달해야지 제대로 된 후속팔로업이 가능하다. 리더십마다 성향이 다르고, 리더십과의 잦은 소통이 실무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부담이 될 수 있기에 섬세하게 적절한 타이밍을 살펴보며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3.   후원자 소통

후원자와의 소통은 모금의 본질과 정체성을 결정하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모금담당자에게는 고액후원자의 뜻과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그분들의 뜻을 잘 듣고자 하는 경청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후원자의 뜻을 끌어낼 수 있는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대화의 스킬도 필요하다. 보통 마케터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관찰력’이라고 애기하는데 고액후원자와의 소통에 필요한 것은 관찰력을 바탕으로 한 ‘섬세함’이다.

가끔 우리의 요청이 후원자에게 demanding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일지, 이 정도는 요청해도 될 수 있는 상황인지를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요청의 강약정도에 대해서도 판단해야 한다. 별것 아닐 수 있지만 기부는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기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접근하는 스킬이 필요한 것이다.

사실 소통 능력이 대단한 걸까 생각할 수 있지만 주변에서 소통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은 보통 본인의 생각으로 가득 차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소통의 어려움이 있는 직원들과는 협업이 쉽지 않다. 따라서 협업이 필수적인 고액모금에서는 수시로 나의 소통능력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는, 동료들에게는 친근하면서 설득력 있는 소통을, 리더십과는 신뢰감있고 확장성을 보여주는 소통을, 후원자에게는 유연하면서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고 싶다. 소통도 능력이라면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고액모금의 시작과 끝은 결국 '소통'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