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육미소 Dec 30. 2020

고단한 일상 속 한 줄기 빛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삶에 주는 활력

매년 늦은 여름이 되면 몸도 마음도 진심으로 고단함을 많이 느껴요. 


저희 어머니가 이런 얘기를 들으면 나이도 어린게 왜 그러냐며 코웃음 치시지만 정말 그렇습니다. 늘 무언가를 시작할 때 초장에 에너지를 많이 쏟고 사로잡히는 편이라, 또 생각이 많아 더욱 그런가봐요.


올해는 회사 생활을 하고 있어서 여느 해 보다 더욱 고단해져 있었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보니에게 북어게인에 대한 컨셉을 전해 들었어요. 메시지로 길게 왔었는데 보고나서는 입이 씰룩씰룩 음소거 된 웃음이 막 나왔어요. ‘이런게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면서도 이 프로젝트가 선한 영향력을 주기에 더 없이 좋겠다는 것에 대한 깊은 공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책과 관련된 소중한 경험이 너무나 많았거든요. 제가 북어게인의 1호 이용자이기도 한 것입니다. 독서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저는 책을 사랑해요. 독서를 좋아하고 아끼는 책들은 너무나 많고,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권해 줄 수 있는 책들이 여럿 있어요. 주변 친구들과 책을 많이 나누어 읽기도 해요. 그 안에는 나름의 희비가 갈리는 에피소드들도 있고요. ‘북어게인은 나같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단함이 싹 가시는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았습니다.


책은 늘 곁에 있었다.


아이디어를 전해듣고 문득 돌이켜보니, 저는 늘 책과 가까이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레 다가왔어요. 어린 시절 책을 보다가 밤 잠 설친 시간들, 엄마와 서울 큰 서점에 가는 것을 손 꼽아 기다리던 아이.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골라 주문해 받아 읽었을 때의 희열.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친구에게 영업 했을 때, 그 친구가 책을 읽고 찾아와 함께 수다 떨던 기쁨이란.


지인들과 함께하는 독서모임


성인이 되어서는 책을 통해 크게 위로받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금 알게 된 것이 커요. 아주 오래 전 고전 속에 쓰여진 이야기도 우리네 삶과 다르지 않구나 성찰하고, ‘나도 그런 상황이 있었는데’, ‘내가 저런 사람을 만난다면 이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 게다가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나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보기라도 하면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비즈니스에도 관심이 많아서 책을 읽고 브랜드들의 본질을 탐구하고 직접 물건을 사보고 평가도 해보고, 내 취향을 선택해보고요. 이렇게 자본의 수혈을 받아 나름 가치소비로 짜릿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진정성 빼면 시체


제가 책을 가지고 하는 이 컨셉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진정성’ 없이는 진행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사업적인 면에서는 모아니면 도 일수도 있지만,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하고 사람의 이야기로 맺어지는 이 아이디어가 너무 좋았어요. 책이라는 매체도 텍스트와 이야기로 만나는 사람 대 사람의 소통인 것 처럼요.


사실 저는 늘 결이 비슷한 류의 ‘업무’ 혹은 ‘일’이라는 것을 해왔지만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 속에서 지속 했던 기간이 너무나 짧았어요. 소위 말해 ‘경력’이라고 하죠. 아직도 이유를 모르지만 저라는 사람은 일을 할 때 조차도 진실하고 순수한 마음(=진정성)을 더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늘 내 가치관에 맞는 일을 찾는 것에 대해 필요성을 느꼈어요. 나는 내가 좋은 것이라면 주는 기쁨, 공유하는 기쁨을 크게 느끼니까 나랑 비슷한 것을 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늘 생각 했어요. 좋은일을 하는 곳을 가야하나 싶어서 사회적 기업과 NGO도 전전해 봤지만 영리냐 비영리냐, 이것은 기업의 성향이 다른 것일 뿐 지속성과 성장의 핵심은 아니더라고요.


여러 곳에서 짧게나마 일을 해보며 느낀 것은, 조직 내부 인원들이 마음을 모으지 않고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면, 이용자들은 저 멀리 더욱 다른 방향을 본다는 것(?). 이렇게 조직에 대한 회의감(?)이 크고 빠르게 다가오는 편이라 늘 내 브랜드, 내 사업, 내 작품에 대한 갈망이 있던 와중이었습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북어게인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은 법이다.’라는 말이 인터넷에 한창 떠돌던 적이 있어요. 얼마나 공감 했는지 모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저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를 진심으로 더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타인의 삶도 귀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진심으로 공감하고 서로 존중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개인으로부터 하나씩 바꿔가려는 시도가 진정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북어게인은 소중한 것들을 꺼내서 함께 공유하는 곳이에요. 서로 공감하고 위로받고 또 내 삶을 되돌아보고, 그것을 다시 공유하고. 삶과 사람이 없다면 이어나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 둘만 있어도 각자 나름의 스토리가 다르기 때문에 지속성이 있고 힘이 있다고 생각이 돼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면 더 큰 시너지가 나겠죠?


북어게인에 대한 이야기 하나로 이만큼이나 이야기가 나왔는데, 앞으로 각자 삶에서 자리하고 있는 가치있고 소중한 이야기들은 얼마나 많으며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까요? 기대가 됩니다. 풀고 싶은 책과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너무 많네요.


가감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 줄 많은 분들에게 먼저 감사를 전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렇게 북어게인은 시작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