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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쌤 Nov 02. 2022

애도의 방식

음악 자체가 애도이자 위로

차라리 부모가 아니어서 이 심정을 가늠조차 못 했더라면 좀 덜 아팠을까.

꿈에서도 조여 오는 숨, 답답함, 억울함, 비통함이 잠을 깊게 들지 못하게 한다. 어리고 여린 셀카 영정사진을 자녀의 폰에서 골라야 하는 그 부모의 심정을 나는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다. 


아이를 잠깐 잃은 적이 있다. 그 짧은 10분의 시간이 내게는 영원 같았고 그 10분 동안 숨이 턱에 닿도록 뛰어다니며 나는 천 번을 자책했다. 고작 만 3년을 키워 놓고 아까워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저 멀리서 아이의 작고 동그란 머리통이 보였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이었다. 아이가 살아 있구나, 마침내 찾았구나. 그 기쁨과 안도감은 지금도 생생하다.

10분 동안의 이별도 그렇게 괴로웠는데, 자식을 먼저 보내는 것은 그 아픔을 공감한다고 말할 수 조차 없다. 그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위로를 전하는 수밖에..


기쁨의 표현이 사람마다 다르듯 애도의 방식도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텐데 모든 공연을 취소하고 다 같이 애도하라고 국가가 먼저 선포를 했다. 시민은, 개인은 애도를 강요받았다. 애도 기간을 굳이 선포하지 않아도, 부모 된 경험이 없더라도, 누구나 자발적으로 애도할 수밖에 없는 참사가 일어났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며 이 기본권이 침해되었을 때 해야 할 우선순위의 일이 있을 것인데 '국가 애도기간' 선포가 가장 먼저 각인되도록 바삐 움직였다. 


각자도생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각자 할 수 있는 애도를 해야 할 텐데 공연은 강제로 취소가 되었으니 음악을 찾아 들을 수밖에..


단장의 아픔을 표현한 현악곡들은 너무 많지만 감상에 젖고 싶지 않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아주 작게 틀어놓고 애도를 표한다. 여러 연주자들의 해석이 있고 평소라면 페달링이 유려하고 감정이 넘치는 버전을 좋아했을 텐데 지금은 이 연주를 추천한다. 목까지 꽉 들어찬 울음을 겨우 감추고 있는 듯한 연주로 같이 위로받기를 소망한다. 


https://youtu.be/PNu9OxXprq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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