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새 학년이 되면 엄마들을 초대해서 반톡방이 만들어지고, 서로 인사 나눌 겸 반모임 계획이 잡혔다. 그런데 대부분 날짜에 대한 의견을 묻지, 시간은 11시로 거의 고정되어 있었다. 나는 다른 엄마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나의 참석 여부가 궁금한 사람은 처음부터 없었다. 매해 반복되는 일이지만 그때마다 아쉽고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주변 지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워킹맘을 배려해서 저녁이나 주말에 반모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아직 내가 속한 반에서는 그런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꼭 참석하고 싶으니 시간을 옮기자고 말하기도 불편했다. 굳이 처음부터
"나 워킹맘이요!"
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싶지 않았다.
반모임에 참석해 본 사람들 말로는 대부분의 반모임이 크게 의미가 없다고 한다. 서로 인사하고 겉도는 이야기만 하다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작 중요한 정보는 반모임에서 나누지 않고 몇몇 친한 엄마들끼리만 공유한다고 한다. 어차피 참석 못하는 나로서는 다행인 건가? 그럼에도 내가 '안' 가는 것과 '못' 가는 것 사이에서 차이를 느낀다. 반모임, 고것 참 얄궂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