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가정요리
특별한 메인 반찬이 없는 아침상은
오니기리가 제격이다.
예전에 티브에서 오니기리 가게를
몇십 년 운영하고 있는
주인아주머니가 나온 걸 본 적이 있다.
그 아주머니께
맛있는 오니기리의 비결이 뭐냐고 물으니
(밥을 맛있게 짓는 비결은 일단 접어두고)
오니기리를 만들 때
너무 꼭꼭 누르지 않는 것이란다.
그냥 형태만 잡아주는 느낌으로
그 아주머니는 3번 이상
모양을 잡지 않는다고 했다.
나도 한 번 따라 해보니
3번으로는 좀 부족하지만
손에 힘을 빼고
형태만 만드는 느낌으로 완성시키니
밥알과 밥알 사이
공기가 충분히 들어가
밥알이 탱글탱글 살아있는 게
꼭꼭 눌러 만든 것과는 맛이 달랐다.
그 맛에
요즘 오니기리 만드는 재미에
다시 푹 빠져있다.
한 번 마음에 들어온 영화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는 습관이 있다.
특히, 나레이션이나 배우들의 목소리가 좋으면
그 영화는 배경음악이 되어 나의 일상에 묻힌다.
리틀 포레스트,
요즘 자기 전에 항상 되새김질하는 영화.
자전거로 달리는 산 길도
흰 눈이 쌓인 마을 풍경도
잔잔한 그들의 목소리도
깊이 있는 음식 이야기도
그리고
그 음식만큼 깊은 내면의 이야기도
그 모든 것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어 좋다.
어제 마트에서 우연히 레디쉬를 발견했다.
보자마자 리틀 포레스트 생각에
주저 없이 장바구니에 담아 왔다.
레디쉬가 있으니 그다음은 오니기리다.
그녀가 정성스레 만들었던 그 장면을 떠올리며
오니기리는 양념 미소를 발라 구워내고,
레디쉬는 시큼 상큼한 즉석 절음으로,
애써 기교를 부리지 않은 달걀말이까지,
달걀말이는 물론 꿀이 포인트다.
영화 속 두 개의 도시락 중
하나를 내가 먹는 느낌으로
그녀와 함께
성장해가는 마음으로
그렇게 즐기는
리틀 포레스트 오니기리 도시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