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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희철 May 20. 2019

우리는 금융 노예입니다.

빚에서 벗어나는 방법_생각편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아니, 이제 우리는 금융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매일 쓰는 카드 
없는 사람이 없는 보험
평생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은행

금융 기관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든든하게, 우리의 희망과 수호천사가 되어주겠다고 속삭이는 금융 광고.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금융 기관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기업’이라는 사실을요. 그렇기 때문에 똑같이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그들 역시 상품을 팝니다. 다만 눈에 보이는 상품이 아니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더군다나 금융 상품은 매달 꼬박꼬박 돈이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액수가 몇 천만원 혹은 그 이상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더 신중히 거래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금융 상품 중에 하나는 대출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보이는 대출 광고. 언제부턴가 대출 없는 삶을 상상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빚 권하는 사회에서 그 중심에 있는 금융 기관, 은행에 대해 생각해 볼까 합니다.



은행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까요? 

바로 '빚'입니다.



은행의 주 수입원은 빚을 통한 이자입니다. 

그래서 은행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빚을 만드는 것이죠. 마이너스 통장, 신용 대출, 주택 담보 대출 등등 다양한 대출 상품을 만들고 대출을 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은행이 하는 일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기왕이면 더 많은 빚을 지고 그 빚을 최대한 갚지 않으면서 이자를 꼬박꼬박 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빚을 지우고 그 빚을 갚지 못하도록 합니다. 그렇다면 은행은 어떻게 우리가 빚을 갚지 못하게 할까요?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 은행이 그런다고요!??



# 빚을 갚지 못하게 하는 첫 번째 방법

가장 쉬운 방법은 카드를 만들게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현금을 쓸 때보다 카드를 쓸 때 지출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카드를 씀으로써 지출이 늘어난다면 그만큼 빚을 갚을 여력이 없어지게 되겠죠. 이렇게 은행은 우리에게 카드를 만들게 함으로써 빚을 갚지 못하게 합니다.



# 빚을 갚지 못하게 하는 두 번째 방법

또 우리에게 다양한 금융 상품을 권하면서 빚을 갚지 못하게 합니다. 청약 통장을 만들게 하고, 연금을 가입하게 하고, 펀드에 투자하게 합니다. 대출 금리를 깎아 주겠다는 조건으로요. 청약 통장은 재테크 필수 상품이고, 연금은 노후를 위해 어차피 필요한 상품이고, 펀드는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당연히 투자해야 하는 상품인데, 무엇이 문제냐구요?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상품들로 인한 비용입니다. 

위와 같은 상품은 매달 고정적으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고정 지출 상품입니다. 그말인 즉슨 금융 상품에 매달 불입해야 하는 금액만큼 대출을 갚을 여력이 없어진다는 뜻이죠. 그래서 금융 상품의 비용을 충당하다 보면 빚을 갚는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속도가 느리니 빚을 갚는 기간도 오래 걸리게 되구요. 특히 주택 담보 대출의 경우 상환 기간이 20년에서 30년까지 길어지는데요. 만약 매달 금융 상품에 불입할 금액을 바로바로 빚을 갚는 데 쓴다면 상환 기간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사례를 참 많이 봤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매달 나가는 이자 비용을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요? 그게 몇십년 누적된다면 얼마나 될까요? 만약 금융 상품을 추가적으로 가입하지 않고 그 돈으로 대출을 상환했다면 대출 기간뿐만 아니라 이자 비용까지 줄어들었을 텐데 말이죠.     


 

때문에 은행과 거래할 때 중요한 것은 수익률을 기준으로 이런 비용을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만약 내가 가입하려는 금융 상품이 대출 이자를 초과하는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가입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그럴 땐 대출을 우선적으로 상환해야 하는 것이죠. 은행원이 알아서 해주겠지, 은행은 믿을 만한 곳이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했다간 매달 금융비용을 꼬박꼬박 지불하는 금융 노예로 전락하기 십상입니다.    


  

은행과 거래하지 말자는 뜻은 아닙니다. 은행을 비난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제대로 알고 거래하자는 뜻입니다. 결국 내 돈을 지켜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니까요. 누가 대신 해주길 바라는 것도, 대신 해주길 기대하는 것도 해서는 안 됩니다. 어쩌면 삶에서 가장 당연한 것을 우리는 금융이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것이 금융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한 나라를 정복해 예속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칼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빚으로 하는 것이다." - 존 애덤스,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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