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는 두오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행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본인의 예산이나 체력, 취향에 따라 다양한 동선이 만들어 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가고자하는 여행지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유여행일수록 그 도시에 대한 기본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여행의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가 있다. 만약, 여행지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가기 힘들다면 유로자전거나라에서 진행하는 현지투어에 참여하여 정보를 얻은 후, 본인의 스타일대로 여행을 만들어 가는 것을 권장한다.
밀라노? 하면 어떤 단어가 먼저 떠 오를까? 나는 '도시' 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우리가 이탈리아 여행 시 보편적으로 방문하는 로마,피렌체,베네치아와는 뭔가 다른 현대적인 도시, 그래서 난 이번 밀라노 여행의 첫 시작지점을 시티라이프로 정했다. 정류장이름은 Tre Torri, 세개의 탑이라는 정류장 이름답게 거대한 빌딩 3개가 우뚝 솟아 있다.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 현대적인 도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밀라노에서는 버스/지하철/트램 모두 운행한다. 개인적으로 버스/지하철 보다는 '트램'을 좋아하는데 오래된 트램일수록 좀 더 특별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서 이번 밀라노 여행 때 일부러 트램을 타 보기도 했다. 구글지도에서는 트램정보가 따로 나오진 않았지만 정류장에서 잠시 대기 후 탈 수 있었다. 트램도 여러종류인데 9번과 10번 트램은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밀라노 중앙역<->나빌리오 운하)
나빌리오 운하 양 옆에는 가게들이 하나둘씩 영업 준비중이였고, 골목길 이 곳 저 곳엔 벽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나름 둘러 볼 만 했다. 낮이라 사람들이 많진 않았지만, 저녁에 다시 방문 했을 땐 조명도 켜고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활기찬 느낌이었다. 밀라노 여행 왔을 때,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이 곳도 한번 둘러 볼 만하다.
날씨는 좋았지만 공기가 많이 차가워서 은근 추웠다. 나빌리오 운하와 차이나 타운 어디에서 점심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차이나 타운으로 결정했다.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거리를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거리 곳곳에 중국 사람들도 많았고 간판에 한자로 가득했다. 작은 중국에 와 있는 듯한 이 느낌. 이탈리아에도 차이나타운처럼 한인타운이 있으면 참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일본식 라멘보다는 베트남 쌀국수 쪽에 가까운 맛. 면을 직접 만들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따뜻한 차, 오이와 땅콩이 버무려진 반찬, 그리고 따뜻하고 맛있었던 국물까지. 날씨가 추워지면 또 생각 날 것 같은 맛이었다. 중국분이 운영하시는 가게인데 친절하고 깔끔하고 12시 50분 넘어서니 대기줄까지 생기는 모습에 다음에 올 땐 지금처럼 일찍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레라 미술관과 스포르체스코 성은 2일차에 또 방문 예정이라 패쓰. 매월 첫째주 일요일은 무료입장 날이니 잘 활용하자. 날씨가 좋을 땐 야외 위주로 둘러보고 날씨가 좋지 않을 땐 실내 위주로 둘러보면 된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계획 해 버리면 막상 현장에 도착 했을 때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잘 정해야 한다. (나는 이번에 브레라 미술관은 꼭 들어가보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다음날 일정 중에 첫 순서를 브레라 미술관으로 정했다. 특히, 무료입장 날은 줄이 길기 때문에 아침 일찍 오픈하자마자 입장하는 것을 권장한다.)
토요일 점심시간이 살짝 지나서인지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빈자리가 없었지만 다행히도 잠시 기다리니 자리가 생겼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많이 봤지, 직접 입장 해서 내부를 둘러보는건 나도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했다. 내부에 설치된 기계들도 신기했고, 오픈한지 약 2년가까이 되었음에도 이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니 내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지만 맛도 있었고 깔끔해서 나름 만족했다.
핵심구역은 평지인데다가 면적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걸어서 다 이동가능하다. 무엇을 얼마나 볼 지에 대해서는 개인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선뜻 추천하기가 쉽지 않다. 가급적이면 오전 반나절 정도는 현지투어를 신청해서 한번 도시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무엇을 더 볼지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음에 둘러보면 오후 시간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1일차 일정을 야외에서만 둘러보는 것으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어느 곳에도 입장 하지 않고 거리만 부지런히 걸어다녔다.
12월 기준으로, 오후 다섯시만 되어도 어둡다. 야경을 보기엔 아직 이른 오후 3시-4시 정도에 거리를 걷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땐 아페르티보 하나씩 하는 것도 좋다. 이른 아침부터 움직였기 때문에 체력 관리도 할 겸 잠시 쉬어가는 것도 추천한다. 어두워지고 나서부터는 야경의 모습을 담으로 오전에 방문했던 나빌리오 운하에 다시 찾아 가 봤다. 가는 길에 사람들도 많고 시끌벅쩍 해서 연말분위기 제대로 느끼며 둘러 볼 수 있었다.
밀라노하면 돈까스의 원조로 불리운다. 돼지고기가 아니라 소고기를 쓰고 있는 Cotoletta alla milanese. 뼈까지 함께 붙어서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샤프란이 들어간 노란빛깔 리조또와 약간의 고기가 곁들여진 Ossobuco alla milanese. 둘 다 맛이 좋다. 밀라노에 방문 할 예정이라면 한끼 정도는 이 2가지 메뉴로 꼭 먹어보자.
저녁식사 후에도 아직 체력이 남았거나 밀라노 야경을 둘로 보고 싶다면 밀라노 두오모 광장 주변을 추천한다. 사람들도 많고 경찰과 군인이 배치되어 있어서 소매치기만 조심한다면 안전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 (아.. 비둘기가 굉장히 많으니 그건.. 참고하자!) 그래도 다음날 일정을 위해 너무 늦은 시간까지 둘러보는 건 권장하진 않는다. 저녁식사 이후에 소화 시킬겸 산책한다는 느낌으로 30분정도 둘러보는 것을 추천.
그 밖에 저녁에 숙소에서 쉴 때, 오늘은 어느 곳을 둘러봤는지, 내일은 어떤 곳을 둘러 볼 것인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관광명소 별로 사이트가 있는데 한번씩 들어가서 언제 오픈하는지 입장료는 얼마인지 등을 미리 파악 해 두는 걸 권장한다. 특히, 대중교통 회사(밀라노는 ATM MILANO) 앱을 미리 다운로드 받아두고 장소 이동 시 지하철을 탈지 트램을 탈지, 걸어갈지 등을 미리 계획 해 본다면 좀 더 알찬 밀라노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2일차 일정은 다음 글에서 이어쓸 예정)
- 글/사진 : 유로자전거나라 이상호 가이드 (유튜브 : 이태리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