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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황 Feb 15. 2024

노인과 책방

센소지 근처의 작은 책방

지난가을, 첫 책 출간을 맞아 한국에 갔다. (책은 떠나기 전날 나와서 겨우 실물만 보고 왔어요. 서점에서는 보지도 못하고...) 간 김에 일본과 베트남도 다녀왔다. 일본 여행은 정말 좋았다. 함께 간 친구와 매일 붙어있어서 행복했다. 유학 생활 초에 자매같이 지냈던 친구라 오랜만에 만나(이놈의 팬데믹!) 며칠 내내 수다가 끊이지 않았다. 여행 취향도 맞아서 매일 사만보씩 걸었다. 걸어도 걸어도 너무 좋았다. 일본 여행을 자주 간 친구가 이끄는 대로 그저 걸었다. (친구는 그저 걷기만 하는 데 저는 옆에서 엄청 먹었습니다.)  

그러다 만난 센소지 근처의 책방. 사진으로 보면 그나마 좀 커 보이는데 실제로는 엄청 작다. 들어가면 대부분 오래된 책을 팔고 있었다. 오래된 책만큼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께서 오도카니 앉아 계셨다. 너무 손님이 없어 걱정만 하고 있는데 누군가 들어왔다. 읽을 수 있는 책이 없어 살 수 없었던 나는 한 명의 잠재 고객만으로도 신이 났다. 어르신께서는 판매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셨다. 나만 아주 어색하게 인사하고 나왔다. 잠재 고객분께서 편히 보실 수 있도록.

다시 도쿄에 가게 되면 꼭 가고 싶다. 이번엔 맛난 간식이라도 사들고 가서 어르신께 대접하고 싶다. 이 생글생글 웃는 처자는 누구인가 의아해하시겠지만 나는 어르신을 마음 한편에 두고 기억하고 있으니. 내 머릿속 한 구석에서 평화로움을 담당하고 계시니. 


덧. 큰 스크린으로 보니 사진을 찍고 있는 제 모습이 보이네요. 밀리의 서재를 너무 사랑하다 못해 핸드폰 케이스까지 노란색으로 바꾸고 떠났습니다. 예전에는 노란색이 촌스럽다고 싫어했는데 밀리의 서재에 대한 절절한 사랑으로 색깔 취향까지 바뀌었습니다. 노란 핸드폰 들고 있는 제가 보이시나요?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57089a3b67242db?nav_hidde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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