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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리 May 29. 2022

목적과 사람이 비즈니스의 중심에 놓이는 세상

책 읽는 직장인

기업의 목적은 수익 창출이 아니다


숫자보다 사람에 더 관심을 기울여 '사람이 먼저다'라는 철학을 비즈니스의 중심에 놓고자 한 책 전반에 걸친 위베르 졸리(전 베스트바이 CEO)의 진심은 알겠으나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불편함을 느꼈다. 챕터가 넘어갈 때마다 던지는 '깊이 생각해 볼 질문들'에 대해 하나하나 책에다가 혹은 노트에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넘기느라 320여 페이지를 다 넘기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 책이다.


왜 나는 불편함을 느꼈을까?


기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바라봐야 하는 관점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는 책으로 회사의 구성원의 관점에서 바라본 나의 지난 조직생활들을 반추해 봤을 때 경험해보지 못한 모습들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옳다고 믿었던 방향성과 일치하는 생각들이 많이 들어 있어 나는 저런 리더를 곁에 둘 수 있을까부터 내가 저렇게 리딩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꼈다고나 할까.  


질문들에 대한 답을 써내려 가면서 어떤 포인트에서는 oo 회사에서의 경험은 지금 돌이켜보니 나의 발전과 성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던 시간이었구나, 그 기회가 참 소중했었구나가 정리되기도 했다. 오래간만에 자기 독백과 공부한다는 느낌을 받은 책 <하트 오브 비즈니스>의 공감 밑줄과 생각들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1부. 일의 의미


목적을 발견하는 방법

당신에게 에너지를 주는 것, 당신을 움직이는 것, 간절히 원하는 것, 세월의 시험을 견디는 것을 찾아야 한다. 어떤 일에 올인하려면 우리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와 연결 지어 생각해야 한다.


모든 답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피드백 feedback을 '피드 포워드 feedforward'로 보고 내가 노력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한 것이 아니라, 어떤 면이 더 나아지길 원하는지 결정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피드백을 해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내가 노력 중인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조언을 부탁하는 법을 배웠다. 또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법을 배웠고, 내가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듣는 법을 배웠으며, 더 많이 조언해달라고 요청하는 법도 배웠다.

약함을 받아들일 때, 실패로부터 배울 때, 최고가 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려고 애쓸 때, 우리는 일을 가장 잘할 수 있고 사람들을 가장 잘 이끌 수 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진실로 깊이 연결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불완전한 상태에 있을 때다.


질문) 일이 따분하다거나 재미있지 않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언제? 왜 그랬는가?

매 순간순간 재미를 느껴서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적어도 내 개인적인 기준에서는 공부하지 않아도, 외부의 아무런 자극 없이도 일이 흘러갈 때 재미를 못 느낀다. 정체되어 있는 조직, 퇴보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 뭔가를 더 시도해봤자 아무런 피드백을 못 받겠구나 짐작하며 체념하는 생각을 가지게 될 때 일의 재미를 전혀 못 느낀다.  


이 책에서 계속 얘기하고 있는 사람 중심의 비즈니스 마인드 즉 사람 중심(내부 고객 먼저)으로 성장과 성취에 목적을 두고 이끌어야 수익이 뒤따른다는  사람> 사업> 재정 로드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개인적으로 이직을 결심한 시점들과 맞물렸던 것 같다. 회사의 시선이 내부 직원들에게는 전혀 향하지 않는 순간 구성원으로서 일의 목적과 재미를 동시에 잃어버리게 된다. 나 또한 그러했다.


질문) 당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안정과는 거리가 먼 챌린징 한 회사 생활을 10여 년간 해오면서 나를 움직였던 원동력은 다음 키워드로 정리해본다. 성장, 성취감, 새로움, 발전


질문) 당신은 더 잘하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일단 샘플 사례들을 찾아보기 시작한다. 영상이든 책이든 혹은 사람이든 영감을 줄 수 있는 소스들을 찾아보고 나의 상황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써 내려간다. 쓰면서 생각 정리를 하고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을 두드리는 데는 거침이 없으나 사실 결실로 이어지는데 실패한 케이스들이 꽤 많다. 이 질문 자체가 올해 내내 마음속에 담고 있으면서도 멈춰 있는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너는 뭐 하고 있니 라는 질문으로 들려 뜨끔했다.



2부. 목적의식이 뚜렷한 인간 조직


인간 에너지 만들기

결정을 통해 추진력이 만들어지듯, 가장 중요한 게 무언지 명확히 하고 그것을 단순화하는 데서 에너지가 나온다. 그러나 복잡한 것은 혼란을 야기하고 큰 부담을 주며 타성에 젖게 만든다.

조직을 생산적인 긴장 상태에 놓이게 만드는 긴급성과 명료성은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면 저절로 생겨난다. 긍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도전을 인정하는 일 모두가 필요하지만,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지배해서는 안된다.

기업 내에서 각 개인의 의욕이 활활 타오를 때, 그리고 모든 사람이 함께 노력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걸 성취할 때 휴먼 매직이 생겨난다.


질문)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어떻게 하는가?

질문) 매일 어떤 모습으로 직장에 나타날지 어떻게 결정하는가?

질문) 당신은 어떤 면에서 더 나아지고 싶은가? 지금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가?


2부에서 내가 캐치한 키워드는 '에너지'. 나의 현재 일에 대한 에너지는 어느 정도 일까? 조직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있는가? 나는 에너지를 주는 사람일까? 최근 나는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에너지를 내어 줄 활력을 잃은 상황은 아닐까. 어떻게 활력을 되찾을 것인가를 고민하던 시기였기에 꽤 많은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답변을 적어보면서 매일 나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에너지를 느끼고 있을까 역으로 떠올려본다.


활력을 되찾기 위해 매일 일기 쓰기를 다시 시작했고, 헬스장을 등록해 땀을 내고 있으며, 몸에 해로운 음식들을 멀리하고, 자전거 라이딩과 산책으로 맑은 공기를 불어넣고 있고, 집중을 방해하는 넷플릭스도 해지해 버리고 매일 시간 단위 할 일들을 다시 체크하고 미뤘던 시험공부까지 다시 시작한다. 지적 욕구와 발전에 목마른 1인인데 그걸 못 채워주고 있었던 상반기라 스스로 에너지 요인들을 정리해보면서 달라질 나를 그려본다.


어떤 면에서 더 나아지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은 지난해에 목표로 했던 데이터 업계로의 전환은 이뤘으나 개개인의 캐파 측면에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기술 역량을 키워 내 영역을 좀 더 확장하겠다는 목표에 다다르려면 절대적인 인풋이 아직 한참 모자라니 잔말 말고 just do it!



3부. 휴먼 매직


휴먼 매직은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 - 사람을 자원보다는 원천으로 보는 관점의 변화에서 생겨난다. 또한 직원은 일개 '자산'이 아닌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개인'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각 직원은 순전히 돈에 의해 움직이는 인적 자본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동기와 목적의식을 가진 개인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람들을 집단으로 움직이게 하려고 노력하는 데서 벗어나야 할 때이며, 대신 중요한 것을 각 개인에게 연결함으로써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넣으려 노력해야 할 때다.


휴먼 매직을 발산한다는 것은 개인이 번영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로 환경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5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개인적인 의미 탐구를 회사의 숭고한 목적에 연결

진정성 있는 인간관계 개발

자율성 조성

장악력 증대

성장 환경 조성


5가지 요인들을 보면서 과연 저런 이상적인 환경을 갖춘 조직이 있을까 질문부터 먼저 하게 된다. 한국에는 있을까? 가능할까? 아직 나는 만나지 못해서다.  


돌이켜보면 나에게도 저 중에서 2개 정도는 해당하는 환경에서 재밌게 일했던 기억이 있다(해외에서 일할 때 한국기업이 아닌 외국계였다) 나에게 자율성과 성장 환경을 제공해줬던 기억. 완벽하진 않았지만 간간히 코칭의 기회도 있었고 전적으로 믿고 맡겨준 덕에 팀을 꾸리고 시행착오를 거치긴 했지만 팀을 매니징하고 사업을 확장시켜 나갔던 짜릿했던 기억. 그 덕에 스스로의 캐파는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향으로 확장되었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상승했던 그런 환경. But 저기 명시된 회사의 '숭고한 목적'을 제대로 제시한 조직은 여태 만나보지 못했다.


사업의 의미는 모든 개인의 목적의식에서 시작하며, 그것이 회사의 목적과 잘 맞는지 어떻게 맞는지에서 비롯된다.(198p)


나의 목적의식은 무엇일까. "당신의 영혼에 대해 말해주세요"라는 질문으로 내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게 무엇인지 그것이 회사의 목적과 가치에 맞는지는 시간을 가지고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4부. 목적의식이 뚜렷한 리더


목적의식이 뚜렷한 리더의 5가지 요건


1. 자신의 목적, 주변 사람들의 목적이 회사의 목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2. 리더로서의 자기 역할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3. 자신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알아야 한다.

4. 가치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5.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기업이 숭고한 목적을 추구하는 여정에 나서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업의 목적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 먼저 비옥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
사람들이 각자 존재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가치를 인정받아
자신이 중요하다고 느낄 수 있는 환경




구성원으로서 나는 존재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가치를 인정받아 내가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역으로 던져본다. 마음 한켠에 자리 잡은 답답함에 대한 답을 조금은 찾은 것 같다. 경영자는 아니지만 내 인생을 리딩 하는 리더로서, 내 일의 리더로서 나는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생각해봄직한 실용서로 다가온 책이었다.


주로 읽는 자기 계발서들이 대부분 개인적인 역량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거시적인 비즈니스 운영 시각에서 바라본 책이라 내 현실과 비추어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적어도 이런 마인드를 가진 리더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면, 이런 고민들을 공론화해서 소통하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조직이라면 없던 에너지라도 생기리라.


원론적인 질문들이 꽤 많았지만 쉽사리 답을 내리긴 힘든 질문 모음들을 이 책에서 건질 수 있는 핵심이라고 하겠다. 목적의식 있는 삶, 사람이 먼저인 비즈니스를 명심하며 마지막 장에서 던진 질문들에 대한 나만의 생각들을 좀 더 고민해 보련다.


당신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가?

당신은 진정성이 있고 약함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씽큐베이션 13기 세 번째 책 <하트 오브 비즈니스>를 읽고 서평을 작성해 보았습니다.(물론 내 돈 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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