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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Jun 11. 2024

그리운 것은 별이 되어



별이 떨어진다는 걸 생각 못 했던 날에도

인간의 영혼이 떨어진다는 건 알았다

아랫집 경숙 언니는 실연의 상처로 날아갔다

어두운 밤 순간의 빛으로

연탄불 위에 올려 따끔하고 말캉한 마늘쪽을 문둥이를

향해 던진다는 건 슬픔이었다

유년의 애매한 기억들이 말캉하게 오후를 누르고

학교에서 받았던 옥수수 급식 빵은 물컹하게 솟아오른다

오후는 허기진 아이들이 자라고 지지미 원피스가

바람에 산들거릴 때 옥양목의 원피스에서는 바스락거림을

몰고 온다 실핀이 책상에서 원을 향할 때 운동장에선

고무줄이 탄력 있는 생각을 잘라낸다


지금은 탄력 있는 생각을 잘라낼 것

모든 아이가 자라던 유년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사라진 것

시간의 조합을 살며시 재구성할 것

어두운 하늘에는 별이 유난히 반짝인다


2018.6.22.

시집 《봄길, 영화처럼》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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