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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드김 Oct 27. 2019

지루함과의 전쟁

트레드밀.. 30분 이상 타는게 이렇게 지루할 줄이야...

' 이것은 인간이 견뎌낼 수 있는 지루함이 아니다... '


' 아... 아직 10분밖에 안지났네... '


' 이제야 겨우 1km 달렸다니.. 실내에서 뛴다고 앱이 제대로 거리를 인식 못하는거 아니야??? '




내년 여름에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마라톤 풀코스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장소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코딱지만한 헬스장.

(트레드밀 두대와 고장난 스미스머신 한대, 역시 고장난 바이크 한대. 그리고 가벼운 덤벨 몇개가 전부;;)

   

마음 같아서는 바깥을 뛰고 싶지만, 이미 기온이 뚝 떨어지고 혼자서 어둑어둑한 거리를 뛰기엔 제 간이 너무 작아서 실내에서 운동하게 되었습니다.


요 언니처럼 햇빛을 받으면서 밖에서 뛰고 싶은데.. 여기는 이미 너무 춥고.. 해가 빨리 지더라고요. 아침에는 해가 늦게 뜨고.





그동안 러닝을 꾸준히 해왔던 것이 아니었기에 

거창한 목표 없이, 우선은 나이키 러닝앱이 짜준 훈련 계획만 따라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 나이키에게 참 땡큐하게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Nike Run Club이라는 앱에 있는 'My coach'에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면 훈련 계획을 세워줍니다. 사용해보니 매우 유용하더라고요! '개인코치'가 없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드립니다.)


Nike Run Club은 이렇게 생긴 앱입니다!


제 집에서 걸어서 1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아파트 헬스장.

다행히 트레드밀은 아주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는데,


문제는.. 문제는..


트레드밀에서 뛰는게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엄청나게 지루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신나는 음악을 틀어도, 혹은 엄청 웃긴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뛰어도

너무..

지루해요.. 정말.. 너무 지루해요.



더군다나 저는 크로스핏에서 하는 '짧은'시간동안 엄청 빡센, 강도높은 운동을 하는 것에 이미 익숙해져버려서

(웜업을 제외한 본 운동이 길어야 30분을 넘긴 적이 없었을 정도였답니다.)



'Easy Pace', 즉, 쉬엄쉬엄~ 숨이 차지 않은 강도로 

4~5km 뛰라는 나이키앱의 훈련을 따라가는게 힘들어요.


숨이 차서 힘든게 아니라, 지루해서..



처음에는 4.5mi/hr로 쉬엄쉬엄 뛰다가,

결국에는 빨리 끝내버리려고 속도를 확 높여서 뛰게 되더라고요.

심장박동수도 확~ 뛰고, 숨도 엄청 헐떡이면서!



나이키앱이 하라는 그대로 따라가지 않아서 살짝 죄책감이 들다가도

계획된 거리를 빡세게 빨리 달려서 온 몸이 땀에 절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것을 느끼면서 뿌듯해 하는 저.



1시간 훌쩍 넘게 달려야 하는 상황이 되어야 

처음부터 끝까지 'Easy pace'로 뛸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그나저나... 42.195km..

대체 이 거리를 2시간, 아니, 3시간 이내에 뛰는 분들은..

사람이 맞을까요?

 


저는 4시간 이내에, 

아니, 

완주하기만 해도

제 자신이 너무너무 자랑스러워서

엄청 자랑하고 다닐 것 같은데.



Respect합니다, 마라톤러너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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