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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드김 Dec 27. 2019

크리스퍼(CRISPR), 유전질환치료에 사용가능할까?

겸상 적혈구 빈혈 치료를 위해 인간에게 크리스퍼가 사용되다.

크리스퍼(CRISPR;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생물학 혹은 의약학 분야 종사자라면 적어도 한번은 들어봤을 법한, 정말 '핫'한,

유전자-편집 (genome-editing)을 위해 사용되는 테크닉입니다.


#사실 크리스퍼는 정확히는 원핵생물 (prokaryotic organisms)이 갖고 있는 DNA의 한 부분으로, 

원핵생물이 침입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기작에 사용되는데,

스마~트한 연구자들이 이를 이용하면 세균 뿐 아니라 인간과 같은 다른 종의 세포에서 

DNA를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이제는 '크리스퍼'하면 

'원핵생물의 DNA 서열의 특정부분'이라기 보다는 

'유전자-편집 테크닉'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From: https://www.sciencenews.org/



크리스퍼는 유전자 변이가 원인인 여러 질환의 치료에 대한 청신호가 아닐 수 없지만,

원하는 부분의 DNA에 100% 적중하여 작용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사용하기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연구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질환에서는 크리스퍼를 이용해서 병을 치료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겸상 적혈구 빈혈 (Sickle cell disease) 입니다.




겸상 적혈구 빈혈은 11번 염색체에 위치한 

헤모글로빈-베타 (hemoglobin-beta) 유전자에 생긴 변이가 원인으로, 

정상이라면 둥근 형태여야 할 적혈구를 

C자 모양(혹은 낫 모양)으로 만들어서 혈액의 원활한 흐름에 큰 문제를 일으키고, 

환자들은 극심한 통증과 빈혈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서 

환자들은 증상을 경감시키는 약물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From: https://bethematch.org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의 정확한 위치까지 알려져 있는 만큼, 

크리스퍼를 이용하면 병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되고 있었지만, 

크리스퍼의 부작용에 대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인간에게 쉽사리 적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미국 미시시피주에 사는 빅토리아 그레이 (Victoria Gray)라는 환자가

크리스퍼를 이용한 겸상 적혈구 빈혈 치료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은 그녀의 골수세포(bone marrow cells)가 

태아성 혈색소 (fetal hemoglobin)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크리스퍼를 이용해서 유전자를 변형시킨 다음, 

20억개가 넘는 유전자 변형된 세포를 빅토리아에게 주입했습니다.


#태아성 혈색소는 태아가 엄마의 혈액에서 산소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단백질인데, 

보통 아기가 태어나면 태아성 혈색소는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이 태아성 혈색소를 갖고 있는 적혈구가 

빅토리아의 몸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 낫 모양의 적혈구를 대신해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를 했습니다.



여러 힘든 치료과정을 견디고 약 두 달 후 빅토리아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채취한 혈액을 이용한 검사에서

 빅토리아 혈액에 존재하는 전체 혈색소의 거의 절반이 태아성 혈색소였다고 합니다. 

(이는 이식한 세포들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치료 후에 빅토리아는 어떠한 부작용도 겪지 않았고, 

크리스퍼 치료 전에는 종종 받아야 했던 수혈을 받을 필요도 없었고, 

때때로 겪었던 극심한 통증도 겪지 않았다고 합니다.



What a Great News!



물론 빅토리아가 이 치료를 받은 지 채 일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치료 부작용을 겪을 지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정말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크리스퍼가 더 발전되고 연구되어서

더 많은 질환 치료에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빅토리아도 꼭 병에서 100% 완치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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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https://www.npr.org/sections/health-shots/2019/12/25/784395525/a-young-mississippi-womans-journey-through-a-pioneering-gene-editing-experi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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