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귀찮으면 아침에 운동해요! 아침에!"
후배의 꽤 신선한 답변에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다이어트 리세터 5년 차로써 운동하고, 폭식하고, 야식먹고를 지겹도록 반복했다.
후배는 20대에 나보다 더한 고도비만이었다. 게다가 스타트업에서 영업직을 맡고 있어 술자리가 잦았는데도 불구하고, 대학시절부터 30대가 된 지금까지 날씬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지금도 술을 기울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래서 다이어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은 것이다.
예전에 아침운동을 해본 적이 있는데 힘이 없고 무기력해 쉽지 않았다. 그렇다면 출근은 어떨까. 출근도 무기력하다고 귀찮다고 뺄 수 있는가. 출근일 수만큼 운동하면 이미 살은 빼고도 남는다. 아침운동도 출근에 연장선으로 생각하면 된다. 꾸역꾸역 나가다 보면 습관처럼 새벽에 감은 눈으로 이불에서 기어 나오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퇴근하고 바로 헬스장으로 직행하다 보면 가끔 현타가 온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서 쉬고 싶은데 또 땀을 흘리러 가야 하다니. 특히 모임이나 술자리를 가질 때에는 2가지 종류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하나는 헬스장을 가지 못했다는 것과 또 하나는 운동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술을 홀짝이면서 오늘 운동 할당량을 못 채운 것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가? 자기 계발할 시간이 부족한가? 아침운동을 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
트레드밀에서 죽자살자 뛰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미련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감량할 체중을 목표로 두게 되면 의욕은 불타오르지만 오래 못 간다. 저 목표만 도달하면 모든 게 끝날 것처럼 하기 때문에 요요현상이나 폭식을 하게 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지금은 체중계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운동을 자꾸 특별하게 생각하지 마라. 운동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필수적인 수단이다. 그러니 운동을 무리하게 하지 말고, 하루하루 꾸준히 하는 것에 집중해라.
그래서 다이어트는 성공했냐고? 물어볼 필요가 있나.
이제 만사가 귀찮고 게으름을 피우더라도 아침에 운동만은 거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