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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서 Jul 03. 2023

퍽!


친구는 잘해주려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기절 직전이었다

괜찮다고 말해도 자꾸 밀어 넣는 마음들을

더 이상 받아낼 재간이 없어 보였다


오롯이 혼자되는 것이 어려웠다

셋만 되어도 힘들고

둘이 제일 편하지만

혼자가 가장 좋은


나와 나의 상면은 외로울 틈이 없고

다만 우주의 기운이 끼어들어 

웃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니

세상에 그런 안락의자는 없다는 것을

친절한 자들은 알지 못했다


제대로 말라버린 무말랭이처럼

제가 가진 본성을 틀어 짜면

숨었던 맛이 드러남을

침입자들은 알지 못했다


드디어 온몸의 촉수가 움직여

다른 나를 만들어내는 그때

관심의 벽에 치어

시커먼 재처럼 허물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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