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A와 불편한 일이 있었다
우리는 동그란 테이블에 불판을 앞에 놓고 둘러앉았다
소주 한잔을 따라 놓고
집게를 들었다
침묵쟁이는 혼자 익는 고기만 쳐다보고
수다쟁이는 머리를 긁적이고
생각쟁이는 정리하라 말했다
4인석에 앉아있는 우리도
언젠가 1인석으로 옮길 텐데
외로움과 친구 되는 법을 연습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조용하던 두 사람도 고개를 끄덕이고
세련된 현대인이라며
피식 웃어주었다
우리 정말 괜찮은 건가
회복보다 단절을
같이 보다 혼자를
현명하다고 말해도 좋은 건가
시간이 들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노력할 가치가 있다는 말을
잊어버려도 괜찮은 건가
편의점에서 파는
망각의 초콜릿이
4인석을 지키는 묘약이 될지
A의 책상 위에서 시험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