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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양 Oct 11. 2023

후회와 미련에 대한 고찰

# 과거를 회상하면서


   추석 연휴 시골에서 올라오는 차 안에서 엄마와 오랜만에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지나버린 시절에 대한 각자의 후회와 미련을 허심탄회한 심정으로 털어놓았다. 소심한 성격의 나는 지난 일에 대한 아쉬움이 유독 많다. 천천히 곱씹어 보면 후회가 되고 미련이 남는 일들이 많았는지... 문득 마음이 쓰라렸다. '그러지 말 것...'


# 후회와 미련


   후회(後悔)의 의미는 '이전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침'이다. 뒤늦게 지나서야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깨닫는 마음이다. 내 삶을 돌이켜 봤을 때 후회가 되는 것은 주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특히 용기가 없어서, 또 실패가 두려워서 쉽게 포기했던 일들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다.


   누군가를 오랫동안 좋아했음에도 내 외모와 조건이 그 사람에게 부족한다는 생각에 지레 겁먹고 포기한 순간은 여전히 후회로 남는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지금까지 남아 있는 가장 큰 후회는 말 한마디 꺼내지도 않고 포기했던 나의 용기 없음이다. 나는 도대체 뭐가 그렇게 겁이 났던 것일까. 고백했다 차이는 것이 두려웠을까, 아니면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직접 마주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일까. 문득문득 쓰라리게 느껴진다.


   내게 후회란 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뒤늦은 깨달음이며 쓰라린 아픔이다. 실패해도 좋으니, 잘못해도 좋으니 시도라도 한 번 해볼걸... 하는 마음이다. 


   반면, 미련(未練)의 의미는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 있는 마음'이다. 지나간 일을 온전히 놓아 버리지 못한 마음이다. 미련은 내가 최선을 다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서 많이 남는다. 하찮게 생각해서, 또는 다음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들이 미련이 된다. 개인적으로 학창 시절의 공부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는다.


   그 당시에는 공부를 왜 하는지도 몰랐고 재미도 없어서 그저 대충대충 했다. 학창 시절만큼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기는 인생에서 몇 안 되는 귀중한 시기였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반면 최선을 다했던 일들에 대해서는 비록 실패했을지라도 미련은 안 남는다. 다시 돌아가도 그때 이상으로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미련이 남는다. 그때 조금 더 열심히 할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과거=현재=미래


   다시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더 나은 선택을 할 것이며, 그 선택으로 인해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상상해본다. 더 나은 직장에 다니고 더 멋있은 모습의 나를. 하지만 최근에 본 유튜브를 통해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바가 있다.


"기로의 선택은 조정할 수 있겠지만, 조성된 선택에서도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왜냐하면 지금도 조정된 선택 속에서 살고 있거든요. 지금이 그때고, 그때가 지금입니다" - 천설희 유튜브 -


   영상에서 말하는 의미는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서 다른 선택을 한다고 할지라도, 그 선택을 최선의 결과로 만들기 위한 노력, 인내, 용기 등 본질적인 것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선택을 할지라도, 하루에 10시간 넘게 공부하고 체력관리&마인드 관리를 하는 노력을 학창시절 동안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결과가 바뀔 테니깐. 그렇기에 순간의 선택을 바꾼다고 해도, 그 선택을 최선의 결과로 만들까지의 과정과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만약 정말 미래가 있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쩌면 지금도 미래에서 돌아온 순간일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을 사랑하고 최선의 퍼포먼스를 끌어내야 한다는 말에서 나는 위로를 찾았다. 어쩌면 오늘이, 미래의 내가 돌아오고 싶어 했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지나간 과거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지금의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깨닫는다. 그래야 1년 뒤, 10년 뒤의 더 멋진 내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며, 또 다시 오늘을 후회하지 않을 테니깐.


# 현재를 살자


   지나온 시간에는 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20대의 나는, 30대만큼 해박하지도 않고 노련하지 않았으니 그 당시의 선택과 행동이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다. 아마 30대로서 내리는 지금의 선택도, 40대가 되어서 돌이켜 보면 또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그러니 더 좋은 미래를 건설하고 싶다면 내가 할 일은 오늘을, 현재를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다. 과거가 어땠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후회와 미련은 거름으로 삼으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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