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는 질문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결국 하나의 목적을 향하는 것 같습니다. "가능한 오래 하기"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소중한 것을 떠올려 보면 쉬울 것 같아요. 먹는 즐거움이 큰 사람은 오랫동안 건강하게 세상의 맛있는 것을 누리고 싶을 거예요. 서핑을 좋아하는 사람은 신체가 허락하는 날까지 서핑을 즐기고 싶을 테고, 사랑하는 이가 있는 사람은 서로 함께하는 '영원'을 꿈꿉니다.
중요한 건 "잘(well)"이 아니라, "오래(long)"라는 점에 있습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과거에는 어떤 일을 할 때 잘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잘'의 관점에 매몰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에게 잘못된 질문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는데 결국에는 실패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일, 사랑, 관계, 취미 등.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오래 할 수 있지?'로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요. 인생의 중요한 문제에 있어 "오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보면 답이 선명해집니다.
무엇인가를 처음 시작할 때는 오래 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해야 합니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죠. 하지만 성장하고 일정 수준에 오르면 열심히만 해서는 오래 할 수 없습니다. 방법을 바꿔야 하는 순간입니다. 다른 것들과의 균형을 통해 지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이 높아집니다.
가만 보면 저에게는 '일'이 그랬습니다. 회사를 오래 다니고 싶지는 않지만, 자아실현 수단으로써의 일은 가능한 평생, 아주 오래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갓 직장인이 되었을 때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부지런히 익히지 않으면 한 순간에 낙오될 테니까요. 하나에 집중해 깊어지는 것만이 롱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실력과 경험이 쌓일수록 '오래'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쉼과 환기가 필요해졌어요. 번아웃이 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또한 인생의 소중한 것을 돌보고 다양한 것에서 행복감을 얻는 것이 오히려 일을 오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또다시 편하지만 자극이 없고 성장이 정체되는 순간이 왔습니다. 경고등이 켜진 겁니다. 이 때도 '오래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질문이 유용했습니다.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다가는 권태의 늪에 빠져 일의 가치와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도전을 선택하면 당장은 힘들겠지만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을 테고, 일의 수명의 한 뼘 더 길어지게 되겠죠.
지금도 매 순간 저에게 질문합니다. '그래서 오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업무를 빨리 끝내는 것이 우선이지만 개인적인 회고, 성장을 위한 공부,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사색의 시간, 유대를 쌓기 위한 활동 등은 미뤄두면 당장은 효율적일 수 있어도, 결국 오래 하지 못합니다. 또한 계속되는 야근이나 불필요하게 쌓이는 감정 역시 누적되면, 생기와 활력은 회복이 불가할 정도로 떨어집니다.
오래 하는 것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정체, 도태, 결국엔 소멸과 동의어이니까요. 오래 하려면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변주시키며 때로는 한계를 뛰어넘고,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는 과감히 방향을 틀 수도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흔들리지 않을 자신만의 뿌리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인생에서 꼭 원하는 것, 소중한 것이 있다면 '지속성'에 방점을 찍고 생각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는 겁니다. 잘하는 것보다 오래 하는 것이 훨씬 어렵고도 근본적인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