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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PAVLOVA Jun 26. 2022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법

발리 서핑, 서퍼, 하드보드, 서핑일기, 짱구해변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발리에서 출국한지 좀 지난 시점이다.


원래도 역동적이고, 운동하는걸 즐겨하는 나.


처음 서핑은 울산에서 해봤었다.

친구랑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생때.. 지금으로부터 한 4-5년전쯤? 그냥 떠난 여행지 울산에서 서핑해보자 하고 갔다가.. 정말 그때 서핑샵도 많지 않았고 하나도 모르고 그냥 체험삼아 간거여서.. 재미없고 고생만 한 기억이 있다. 


두번째 서핑은 브런치에서도 소개한 여행지인 러시아 캄차드카에서 해보았다.

캄차드카는 남편이랑 결혼하기 전 연애시절에 간 여행지였는데, 서핑캠프로 간 여행지라 서핑을 배우는게 목적이였다. 그때도 러시아어도 못하기에 막 흥미가 있었던건 아니고, 여행겸 뭐 그래 함 배워보지 하고 갔었다.

캄차드카는 여름에도 너무 추워서 항상 서핑수트를 입고 서핑을 하는 서핑지다. 

러시아혹은 러시아 인근 국가에서 서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행으로 많이 가고, 신흥 서핑지라고 생각하면된다. (서핑 캠프가 여러군데가 있어서 선택이 가능) 다만, 외국인이 가기엔 러시아어로만 설명을 해주고 코칭을 해줘서 러시아어를 하지 못하면 이해도가 떨어져 조금 좋진 않다. 그러나 한-러커플이거나 러시아어를 하는 한국사람들은 한번쯤 가보면 좋은 곳이다.


캄차드카는 파도도 쎄고,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도 추워서 발리의 바다보단 한국의 바다와 더 비슷하다.


이렇게 나는 두번에 짧은 스텝을 서퍼로서 떼고, 발리로 장기 이주했을때 그냥 냅다 바다에 내몸을 던졌다.

물론 나는 겁이 많아서 처음 한달은 소프트 보드를 들고 내몸을 던졌다.


*소프트 보드 : 배우는 초보자용 / 보드 컨트롤 못하면 무조건 소프트보드 해야함

*하드보드 : 보드 컨트롤 가능하면 하드보드 고고 / 소프트 보드 보다 좀더 가볍고, 전문가들이 타는거 / 그냥 바다가서 떼깔이 좋아보이네 서퍼들이 타는 그 보드는 다 하드보드.


발리에서 한 한달간 소프트 보드를 들고 남편이랑 바다에서 타다가 드디어 나는 내 스스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하드보드를 들고 간 날... 그래.. 그날 나는 앞니를 잃어버리고 왔다. 바다에 들어간지 한 5분만에?

(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을까? 남편도 타는데 나는 왜못타나.. 생각하고 들고 나간것 같다. 남편은 확실히 남자라 좀더 운동 습득이 빠르고, 겁이 없어서 캄차드카 이후로 따로 코칭없이 혼자 그냥 바다에 간다.)


지금 돌아봐 그땔 생각하면, 정말 나는 무식 용감이였다.


그렇게 앞니를 잃어버리고, 나는 발리에 있는 서핑 캠프에 가서 다시 서핑을 제대로 배우자 다짐하고, 동네 서핑샵에서 한달간 서프 강습을 받았다. 



그렇게 한달간 서프 강습을 받고, 나는 드디어!! 소프트 보드 졸업! 하드보드 입성!

내 스스로 무서운 파도를 피할줄 알게되고, 파도를 보고 상황을 이해해 내몸 지키기,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안주는 레벨이 되었다. 물론 그 후로 꾸준히 더 배웠다면 나의 스킬은 하늘같이 날고, 더 성장했겠지만 아쉽게도..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한달만 하고 나서 나는 그냥 남편이랑 둘이 바다에 나가거나 발리에서 사귄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바다에 나가곤 했다.


현 나의 서핑 레벌은 자세는 한참 부족하고, 스텝도 못때는 아가지만 내몸 지키기, 남 안다치기, 내 보드 간수하는 레벨이다. 그럼에도 서핑은 위험하고 내가 아닌 남으로부터도 다칠수 있는 스포츠라서 항상 조심해야한다. 또한 나의 레벨을 인지하고 내게 맞는 바다의 상황에 나가서 서핑을 즐기는게 중요한것 같다.


한국에서는 서핑 로컬 텃세가 많이 심하다고 하는데, 내가 서핑을 배우고 지내던 발리는 그때 당시(2021-2022년 초) 여행객도 많이 없고 거의 다들 훈훈한 분위기라서 로컬텃세가 있진 않았다 오히려 나한테 양보해주는걸 나는 "제발 너가 가!" 난 무서워! 그러면서 훈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발리에서 돌아온 이후에 서핑을 해봤는데, 인사만 잘하면 그냥 다들 뭐라 안하는것 같다.)


발리의 바다는 한국보다 파도 컨디션이 좋고, 거의 주에 매일 서핑이 가능한 컨디션이라서 너무 좋았다.

어떤날은 3m 정도 되어 굉장히 크거나 우기때는 비로 인해 너무 물이 더러울때가 있긴한데, 정말 타기 좋은날도 많다. 1.0 - 1.3m가 나같은 겁쟁이에겐 너무 좋은날이였다. 근데 그런날은 다들 귀신같이 알고 나와서 사람이 정말 많다. (그리고 은근히.. 부딪히고 인사안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혹시나 내 보드가 망가졌거나 상해를 입었으면 그 사람 얼굴 기억하고 해당 서퍼 옆에 안가면 사고날 확률이 줄어든다.) 코로나도 풀린 지금 관광객이 더 많아서 발리는 복잡하겠지만, 발리에 한달살기로 간다면 적어도 서핑은 한번 배워보면 좋을것 같다. 서핑이 무섭다면 요가원도 많으니 요가를 배워보는것도 너무 좋은것 같다.


짱구 해변 앞에는 보드를 빌릴수 있는 다양한 보드샵도 많고, 대부분 한군데 지정해놓고 다니면 다들 친절하게 잘 해준다. 가격도 너무 저렴하고, 날도 더워서 서핑 수트같은 부가 비용도 안들어서 너무 좋다.

또 서핑을 하기전에 기초체력이 좀 있으면 좋다. 나는 헬스장도 꾸준히 다녔는데 많이 도움이 된것 같다.

소프트 보드만 주구장장 탈땐 재미도 덜하고, 언제 내가 하드보드를 컨트롤 하지 했는데,

진짜 하다보니 언젠가 그 터닝 포인트가 오긴 오더라. 뭐든 터닝포인트까지 실천하는 꾸준함이 중요하다는걸 깨달았다.



*발리에서 드론샷이나 사진은 서핑 캠프업체에서도 돈받고 많이 촬영을 해주지만, 해변에 가면 카메라 들고 찍어주는 로컬사람들도 많다. 들어가기전에 촬영을 부탁해도되고, 아니면 나올때 촬영하는 사람이 보이면 내가 찍혔는지 확인하고 돈내고 받아갈수도 있다. (매번 있는건 아니고, 파도가 좋은날 촬영이 잘되는 오전에 주로 촬영해주는 로컬 사람들이 있다.)


이상 서핑 초보 탈출 1탄 일기며, 다음편은 전쟁 후 돌아온 러시아의 물가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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