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밤거리를 걸으며, 이국의 낯선 분위기를 남기고 싶어 사진을 몇 장 찍었었다. 그 감상이 이어진 것일까. 귀국 직후, 서울 모처에서의 출장을 마치고 들른 카페에서 불현듯 창밖 거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동교동 모 카페 밖으로 보이는 거리를 사진으로 남기며, 그렇게도 싫던 일상으로의 복귀를 좀 다르게 바라보는 게 어떨까 하는 모래성 같은 다짐을 해본다. 일상에서의 전경도,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도 여행자의 마음으로 특별하게 바라보기를.
막상 복귀한 일상에서는 생각처럼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떤 것은 뭘 걱정했냐는 듯 바스라지며 해결되기도 했다.
생각보다 빠른 퇴근,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붙임성 좋은 사장님이 내민 원두 시향, 깊은 풍미의 커피, 밖으로 보이는 거리 풍경.
사소하지만 특별한 일상의 포인트를 되도록 많이 남기자. 그러면 팍팍하게 느끼던 일상도 조금쯤 촉촉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