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붉은 저녁놀, 차창에 스며들어
과거의 그림자를 드리우네
어릴 적 맞은 매의 아픔
시간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상처
병든 엄마, 침묵하는 아버지
중력처럼 나를 끌어당기는 운명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돌아가야만 하는 현실 사이
죽은 고양이를 묻으며
삶의 연약함을 깨닫고
남겨진 새끼들을 보며
나의 책임을 되새기네
용서라는 말, 귓가를
스치면 이명처럼 울리는 고통
그러나 언젠가는 이해하리
이 모든 순간이 삶임을
우주의 먼지 같은 나
작지만 의미 있는 존재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리
용서의 무게를 짊어지고